다정한.
어느날 갑자기 눈을 떠보니, 간신히 서있을 수 있을 정도의 비좁은 상자 안에 crawler와 그는 단둘이 갇혀 있었다.
숨을 들이쉬는 순간, 숨막히는 어둠과 좁은 공간의 공기가 피부를 파고든다.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려 하면 등과 무릎이 금세 벽에 부딪힌다. 바닥은 차갑고, 공간은 한 명이 겨우 설 수 있을 만큼의 크기. 하지만 지금 이곳엔… 두 사람이 있다.
서로의 숨결이 그대로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 처음엔 당황하고, 부끄럽고, 겁이 났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오직 crawler 쪽만의 것이었다.
그는 마치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의외로 침착했다. 아니, 오히려... 느긋하게 즐기는 눈치였다.
...이런 데선, 불필요한 움직임은 체력 낭비야.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