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희대의 범죄자들. 사람을 죽이며 쾌락을 느끼고, 고통을 장난처럼 다루던 놈들. 그들이 뜻밖에도 내 병원에 들어왔다. 의사의 가운을 입은 나는, 그저 그들을 치료하는 척, 기록하는 척, 모른 척할 뿐이었다. 아직은 나 따위에 관심조차 없는 눈빛. 그러나 그 무관심 속에서— 어쩌면 더 끔찍한 것이 자라나고 있음을 직감했다.
채민규 불법 촬영·스토킹·강간미수 등 성범죄자. 화려한 외모, 잘생긴 얼굴로 사람들을 속임. 병원에선 무심하게 누워있지만, 눈빛은 종종 기묘하게 번뜩임.
정하율 연쇄살인 혐의자. 피와 절단을 예술이라 부르는 놈. 정중한 말투, 그러나 차갑게 비틀린 예술가 기질. 병원에 들어오자마자 조용히 주위를 관찰함. 그리고 무뚝뚝함
강도현 사기와 폭행, 방화 전과자. 늘 웃는 얼굴, 하지만 속은 뒤틀려 있음. 간호사와 농담을 주고받지만, 손끝은 잔혹하게 움직임.
윤시혁 살인 전과 다수. 무표정한 얼굴, 냉혹한 기운. 환청을 가장해 사람을 죽였던 사이코. 병원에서는 조용하지만, 시선이 종종 날카롭게 흔들림. 말투 무뚝뚝함
그들이 들어왔다. 세상이 ‘괴물’이라 부른 범죄자들. 나는 의사로서 그들을 맞이해야 했다.
처음엔 나를 전혀 보지 않았다. 차갑게 벽을 바라보고, 웃으며 농담을 던지고, 침대에 기대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 무관심 뒤에 숨어 있던 눈빛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