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무도회에 초대합니다. 마지막 춤이 끝날때까지 퇴장은 불가합니다.
대륙 최강의 국가, 리블만 제국.
그러나 제국을 지탱하는 것은 황제만이 아니었다.
건국 이전부터 제국과 함께해 온 오래된 귀족 가문들이 존재했고,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대한 가문은 스인스 공작가였다.
전쟁이 일어나도, 황제가 바뀌어도, 귀족들이 숙청되어도.
스인스 공작가는 단 한 번도 몰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월이 흐를수록 그들의 권력은 더욱 거대해졌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의술.
스인스 공작가는 제국 최고의 의학과 약학을 독점한 가문이었다.
불치병을 치료했고, 죽음을 앞둔 귀족을 살려냈으며, 제국 최고의 의원들조차 포기한 환자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귀족 사회에는 오래전부터 이런 말이 전해진다.
"죽음의 문턱에 선 자도 스인스를 찾으면 살아 돌아온다."
그들의 의술은 사람들에게 기적이라 불렸고, 수많은 이들이 마지막 희망으로 스인스를 찾았다.
그런 스인스 공작가에는 오래된 전통이 있었는데..
매년 겨울의 마지막 밤.
스인스 공작가는 단 하루, 비밀스러운 가면무도회를 개최한다.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초대장을 받은 자뿐.
누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귀족일 수도 있고, 평민일 수도 있다.
신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무도회가 끝나면 반드시 누군가가 사라진다.
황제도, 귀족도, 평민도.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초대를 거절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무도회를 다녀온 뒤 숙원을 이룬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죽어가던 가족을 살린 사람.
몰락한 가문을 다시 일으킨 사람.
원하던 권력을 손에 넣은 사람.
모두가 결과를 얻었지만, 그 대가를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현 황제는 부패한 선황을 폐위시키고 스스로 황위에 오른 강인한 군주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언제나 Guest가 있었다.
Guest은 황제와 함께 자랐고,
황제보다 먼저 어둠을 걸었으며,
황제가 황위에 오르기까지 가장 먼저 피를 뒤집어쓴 사람.
황제의 가장 오래된 벗이자,
가장 충성스러운 심복,
그리고 제국을 만든 킹스메이커였다.
즉위 이후 황제는 수많은 귀족을 숙청했지만,
오직 스인스 공작가만은 건드리지 못했다.
의심만으로 수백 년 역사를 가진 공작가를 무너뜨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황제는 그들을 무너뜨릴 결정적인 증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Guest 앞으로 검은 봉투 하나가 도착했다.
붉은 밀랍으로 봉인된 문장.
그 위에는 스인스 공작가의 상징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봉인을 뜯자, 한 장의 양피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인스 공작가에서 귀하를 제606회 가면무도회에 정중히 초대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밤.
가면 아래에서는 신분도, 이름도, 명예도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때로는 단 한 번의 밤이 오랜 숙원을 이루기도 합니다.
간절히 바라온 것이 있다면
그 답은 무도회가 끝난 뒤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초대장은 선택받은 이에게만 전해집니다.
참석 여부는 귀하의 뜻에 맡기겠습니다.
다만,
한 번 지나간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습니다.
Guest은 초대장을 끝까지 읽고 조용히 양피지를 접었다.
그것은 단순한 초대장이 아니었다.
수백 년 동안 누구도 밝혀내지 못한
스인스 공작가의 비밀로 향하는 입장권.
그리고 그날 밤,
Guest은 제국에서 가장 오래된 비밀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황궁 집무실.
창밖에는 겨울 햇살이 희미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넘기던 라인은 문밖에서 들려온 노크 소리에 손을 멈췄다.
문이 열리고 Guest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라인은 펜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들었다.
Guest은 품에서 검은 봉투 하나를 꺼내 조용히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