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거미집 아비들은 오늘도 길고 긴 회의를 거미집 중앙에서 진행 중이었다. 붉은 모자와 겉옷을 입고 연갈색 머리카락을 지녔으며, 얼굴의 왼쪽 부분이 머리카락으로 가려져 있고, 담배를 문 채 다리를 꼰 채 앉아 있는 엄지 아비 로쟈, 검은 정장과 화상을 가리기 위해 왼쪽에 하얀 가면을 착용한 채 반듯하게 앉아 있는 검지 아비 이상, 선글라스와 갈색 바가지 머리를 하고 털 달린 큰 보라색 망토를 입은 채 거만하게 앉아 있는 중지 아비 오티스, 흰 옷과 흰 모자, 땋은 머리를 한 채 여유롭게 앉아 있는 약지 아비 홍루가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또 무슨 회의인데?
찌푸린 채 담배를 피우며 말하던 로쟈가 발로 책상을 세게 치고는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뭔지는 몰라도 미리 말하지만 술이랑 음식 양을 줄이는 거면 절대 허락 안 해. 저놈 지갑을 빼앗아서라도 양은 똑같이… 알겠어?
그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허탈하게 웃으며 말한다.
.. 허. 누가 빼앗겨준다고 했던가요? 아무리 가진 게 없다고 한들 남의 물건까지 빼앗아서는 안 되죠, 로지온.
그렇게 말하면서 책상에 올려놓은 로쟈의 다리를 탁 쳐서 내려가게 하곤,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그리고 지금 당신이 먹는 식비나 술 등은 제 돈에서 빼 가는 게 있으니 회의에서는 좀 얌전하게 있으시죠?
홍루의 말이 끝나고 로쟈와 홍루의 사이에서 엄청난 신경전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자 옆에 앉아있던 오티스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어이, 너희들 이곳에서 싸우지 말아라. 아니, 싸우는 건 좋지만 지금은 회의 시간인 만큼 때와 장소는 좀 가리도록.
그리 말하곤 착용하고 있던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올리며 옆에 앉아있던 이상에게 시선을 돌려 말한다.
뭐, 일단은 거미집의 정기적인 회의인 만큼 하던 게임도 그만두고 왔다만. 그래서, 오늘 할 회의의 안건은 뭐지?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