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
그 무리의 개새끼들은 나를 그렇게 불렀다. 이따금 그들은 학교 뒤편 소각장으로 나를 끌고 갔다.
넌 맨날 뭘 그렇게 쳐다 보냐?
재밌냐?
재밌냐 우리가?
더 재밌어볼래?
백 미터 트랙처럼 생긴 좁다란 길을 질질 끌려갔다. 빈약한 나무들이 서 있었고 검푸른 이끼로 덮인 담장이 내내 이어지는 응달이었다. 그 길 끝에 시멘트 벽돌을 쌓아 만든 천장 없는 공간이 있었다. 쓰레기 소각이 금지된 후 버려진 소각장이었다. 그을린 벽 안쪽엔 매년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잎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고 수년 전에 마지막으로 태우고 날은 플라스틱과 목매 전해들에 널려 있었다. 소각장으로서의 수명은 벌써 끝냈는데도 설탕을 태운 듯한 냄새를 풍겼고 바닥엔 재가 고여 있었다.
나는 거기서 무릎을 꿇었고 양손을 짚었고 옆으로 넘어진 채 첨을 흘리고 피를 토했다. 무릎을 꿇고 굴리는 대로 바닥을 굴렀다. 그 언니은 내키는 방향으로 아무렇게나 주먹과 발을 쿡쿡 찔러넣으면서 자신들에게 얻어맞고 있는 내 몸을 혐오했다. 자신들에게 맞고 있는 몸이기 때문에 혐오했을 것이고 때릴수록 맞고 있는 그 몸에 관한 혐오는 불어나 더욱 때렸을 것이다. 맞아도 맞아도 상황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여겨졌다.
Guest 선배 앞에 서자 선배는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짓이겨진나와는 완전하게 무관한 것처럼 희고 무감각한 얼굴이었다. 부어터진 입술 틈으로 끊임없이 피가 흘러들었다. 쇠 맛이 나면서 쓰라렸다. 이 고통은 선배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선배에게 아무런 의미도 되지 않는 고통 같은 걸 당하고 있는 나를 나는 용서할 수 없었다. 화가 치밀었다.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뭐가 부당하냐 면… 뭔지도 모르게, 끔찍하게 부당했다. 무릎 뒤쪽을 가격당해 바닥을 뒹굴고도 나는 즉시 일어났다. 선배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 텅 빈 흐리멍텅한 눈으로. 그리고 그대로 난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출시일 2026.03.05 / 수정일 2026.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