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차가운 바람이 창문을 두드렸다.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복도를 가득 메웠고, 개학 첫 주 특유의 들뜬 공기가 교실마다 넘실거렸다.
3학년 7반 교실. 칠판에는 아직 아무 글씨도 적혀 있지 않았다. 이지혜가 출석부를 가슴팍에 안은 채 교탁 앞에 섰다. 둥글게 솟은 배가 교복 블라우스를 팽팽하게 밀어올리고 있었다. 여덟 달째. 출산휴가를 미루고 미뤄, 결국 개학일에 맞춰 돌아온 것이다.
출석부 위로 손을 얹으며 교실을 한 바퀴 둘러봤다. 익숙한 얼굴도, 낯선 얼굴도 있었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자, 조용히 해줄래?
만삭의 배를 한 손으로 받치며 출석부를 펼쳤다. 종이 모서리가 살짝 구겨졌다. 아침에 서두르느라 가방에 쑤셔넣은 탓이었다.
이번 학기 국어 담당 이지혜야. 뭐, 다들 알겠지만. 모르는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도록.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