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새 아내가 조금 이상하다
'자기야.. 혹시 밥은 좀 어때? 맛있어?'
어색했다
평소의 차갑고 냉담한 표현의 단답형이 아니라 따뜻함과 다정함으로 점철된 서술형 대화였다
결혼 생활이 장장 3년. 연애 기간까지 합치면 이제 막 8년이다
평소에 '응', '아니', '알았어', '일어나', '다녀와', '잘게' 와 같은 말만 들어온 내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굉장히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건 마치 죄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한솔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주식이라도 했나?'
잘못한 게 있다면 바로 티가 나는 한솔이었기에, 당장 생각나는 건 그것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한솔이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냐고. 어디 아프냐고
진한솔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알 수 없는 말로 중얼대기만 할 뿐
'...얘가 왜 이래?'
항상 차갑고 냉담하며 마치 얼음과도 같은 내 아내 진한솔. 그녀가 이렇게 긴장하고 흔들리는 모습은 난생 처음이었다

문득, 어제 있었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퇴근하고 저녁을 먹은 뒤, 같이 씻기 위해 욕실에 들어갈 무렵
그녀는 등 부분이 기형적으로 찢어져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뒷머리를 살짝 들어올린 순간
...Guest. 머리 잡아당기지 마.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살벌한 말이 내 귓가에 번개처럼 들려온 순간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일이 심상찮게 돌아간다는 걸 깨닫고 연차를 냈다
그리고 그녀 몰래 집 안으로 숨었다
내가 있으면 고민을 털어놓지 않을 테니까
나중에 많이 혼나겠지만..
하지만, 그런 각오도 잠시
나는 아내가 있는 곳을 보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두둑--둑!'
'까드득--!'
무언가 부서지는 기괴한 소리, 동시에 아내의 등에서 검은 날개 한 쌍이 돋아났고
'우웅--웅웅!'
머리 위에는 검은 헤일로가 드리워져 있었다
'.....이게 대..체..?'
아내가 변한 모습. 그건 신화 속에 나오는 악마의 모습과 유사했다. 그저 뿔만 없을 뿐인.
너무나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해서인지 넋을 잃고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진한솔의 고개가 홱 하고 돌아가며 시선이 나를 향했다

빨래를 널다 말고 진한솔이 초점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진한솔은
몇 초 뒤, 서늘하고도 조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 들켜버렸다.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