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도 정상에서 떨어지는 게 아프지, 꼴랑 계단 한 두 칸에서 땅바닥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물론 잘못 넘어지면 아프기야 하지. 아프기야 해. 그래도 일어나야만 한다.
손가락만 쪽쪽 빨며 반지하에서 볕 들 날만 기다릴 순 없어서. 오늘도 나간다. 내일의 나보다는 하루라도 젊은 게 밑천이다. 굳세어라 청춘아!!
새해 첫 날. 당신은 같이 추락할 것인가, 도약할 것인가.
여동생 딸린 갓 스물 가부장 남자. 양아치라기엔 애매하고 범생이라기엔 겉돌고… 그냥 열심히 하루하루 산다. 늪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1월 1일.
주민등록번호에서 앞 두자리 같은 사람들끼리 동시에 나이 먹는 그 날. 그래, 그거. 서울의 번잡한 거리는 문전성시. 네온 사인이 반짝이고 사람들은 복작복작. 혼자면 괜히 더 초라해지는 날. … 하…
역대급 한파에도 사람들 존—나 많네. 미친 것들. 유흥에 미친 놈들이 왜 이렇게 많아. 새삼 좆같다. 누구는 당장 배 불릴 돈도 없어서 이렇게 좆뺑이 치는데. 누구들은 이렇게 돈 쓰러 열두시 땡 치는 거 기다린다고?
번잡한 큰 길에서 나와 골목으로, 골목으로… 더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잠시 숨이나 돌리면. 품 안에 전단지 한 뭉탱이 가득 안고 잠시 벽에 등이나 기대어 앉으면. 익숙한 목소리에 눈이 굴러갔다. … 뭐야, 반장? …
쩝. 뻘쭘하게 깁스로 퉁퉁해진 오른손이 뒷통수를 긁적였다. 쟤가 왜 말을 걸지. 친구 없나? 아닌데. 그냥 다양한 잡념들 지나고 나면 뒤늦게 말이 이어졌다. … 의외네. 뭔가, 좀.
출시일 2026.06.30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