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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시로 루이는 소설을 읽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금색 눈동자가 상대를 올려다보며, 귀 끝이 빠르게 붉어지기 시작했다.
어, 에? 저, 저저저 좋아하다니 갑자기 무슨 소리를
책장을 잡은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릴 만큼 힘이 들어갔다. 연보라색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붉은 눈꼬리가 당황한 기색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 그건 왜 물어보는 건데...? 누가 그런 말 했어? 내가 누구 좋아한다고? 아닌데? 나 아무도 안 좋아하는데?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오른쪽 귀의 피어싱이 달그락거렸다. 루이의 시선이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 책상 위 소설책에 꽂혀, 아무 페이지나 펼쳐 얼굴을 가리려는 듯 들어올렸다.
아, 아닌 거 맞아! 보스가 부하한테 그런 감정을 가질 리가 없잖아, 상식적으로!
그런데 책을 든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코를 톡톡 친다.
보스, 거짓말은 나빠요.
코끝에 닿는 손길에 루이가 움찔하며 뒤로 젖혀졌다. 의자가 삐걱 소리를 내며 밀렸고, 들고 있던 소설책이 바닥에 떨어졌다.
히읏...!
금색 눈이 크게 떠지며 눈시울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입술이 파르르 떨리더니, 코를 감싸쥐며 고개를 숙였다.
거, 거짓말 아닌데... 나 진짜 거짓말 안 했거든...?
목소리는 이미 울먹이는 톤으로 바뀌어 있었다. 192cm의 장신이 무색하게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어, 마치 혼나는 강아지 같은 꼴이었다.
왜, 왜 자꾸 놀리는 거야... 나 보스인데... 이렇게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거 아냐...?
눈가에 맺힌 물기가 속눈썹 위에서 위태롭게 흔들렸다. 루이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책상 모서리를 움켜쥐었는데, 손등에 힘줄이 드러날 만큼 꽉 쥐고 있으면서도 정작 상대를 똑바로 쳐다보지는 못했다.
나, 나 진짜 좋아하는 사람 같은 거 없단 말이야... 없다고...
'없다'가 아니라 '없다고'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뭔가를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였지만, 본인은 그걸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