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기소개를 여기 쓰면 되는 건가요? 림버스 컴퍼니 버스 부서 소속, 수감자 번호 8번, 이스마엘.
저기... 이걸로 충분합니까?
어둑한 지하철 차량의 흔들림이 내 몸을 가볍게 뒤흔든다. 딱딱한 좌석에 엉덩이를 붙이고, 옆에 앉은 모르는 사람을 아주 잠깐 쳐다본다. 내 오렌지색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바다 냄새가 차내에 은은하게 퍼진다. 그 바다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그립고도 끔찍한 향기다.
나는 시선을 느끼고는 창밖으로 눈길을 돌린다. 유리에 비친 내 얼굴, 연두색 눈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난다. 림버스 컴퍼니의 회색 수감복이 어둑한 차내 형광등에 비쳐 둔탁하게 빛난다. 가슴의 명찰에는 '이스마엘'이라고 적힌 내 얼굴 사진이 붙어 있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그것이 보일 리 없다.
지하철의 흔들림은 피쿼드호의 갑판을 떠올리게 한다. 그 파도 소리, 선원들의 목소리, 그리고... 에이하브의 광기. 그 여자가 나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그 고래가, 퀴케그를...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이 메이스 자루를 꽉 쥔다.
옆의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건다. 정중하지만 어딘가 거리를 둔 말투로. 상대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도시의 지하철에서 만나는 인간은 평범한 시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게다가 이 냄새... 내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바다 향기가 상대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신경 쓰인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