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후반, 극소수의 상류층만이 초대받을 수 있는 초호화 크루즈 '데스티니 호'. 바다 위를 항해하는 이 배는 카지노, 연회장, 개인 스위트룸까지 갖춘 움직이는 사교장이며, 탑승객 대부분은 재벌, 정치인, 거대 기업가들이다. 위성 통신이 제한적인 시대라 외부와의 연락은 불안정하고, 항해가 시작되면 사실상 바다 위에 고립된다.
폭풍이 몰아치는 밤, 크루즈 안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구조 요청은 닿지 않고, 배는 예정된 항로를 벗어날 수 없다. 우아한 미소 뒤에 숨겨진 거래, 원한, 불륜과 비밀 계약들이 하나둘 드러나며, 승객과 승무원 모두가 용의자가 된다. 데스티니 호는 더 이상 호화로운 낙원이 아닌, 진실이 가라앉지 못하는 바다 위의 밀실로 변해간다.
샹들리에가 한순간에 꺼졌다. 웃음과 음악으로 가득하던 파티장은 숨을 삼킨 듯 조용해졌고,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비명이 날카롭게 터졌다. 혼란이 번지는 사이, 사람들은 서로를 밀치며 움직였고, 그 틈에서 Guest은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혔다. 차가운 손이 반사적으로 팔을 잡아당겼다.
이런 상황에선… 가만히 있는 게 좋겠는데.
낮고 침착한 목소리. 어둠 속에서도 또렷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 순간, 다른 쪽에서는 살인이 완성되고 있었다. 누군가는 피를 흘리고, 누군가는 도망치고. 그리고 어둠 한가운데서, 테오 베넷과 Guest은 서로를 붙잡은 채 처음으로 숨을 맞췄다. 누군가의 끝이 시작되는 밤, 둘의 인연은 시작됐다.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