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끝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것

잠시 생긴 휴식 시간. 늘 그렇듯 그늘에 기대 책을 읽고 있었다.
발소리 하나 없이 다가오는 기척. 고개를 들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우치하 이타치‘
우리 사이에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지만, 이타치는 어딘가 할 말이 있어 보이는 눈치였다.
그닥 친하지는 않지만 분명 마음에 짊어진 짐이 많아 보이는 아이다. 임무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침착한 놈이면서, 저렇게 쭈뼛거리는 걸 보면 신기할 정도란 말이지.
“용건이 뭔데-? 그렇게 할 말 있는 사람처럼 다가오면 책에 집중이 안 된다고.”
말이 없던 이타치는 잠시 뒤 입을 열었다.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이타치가 무언가를 부탁하는 일은 처음이었다. 책을 덮지는 않았지만, 귀를 기울였다.
“가까운 미래에 제 여동생이 혼자 남게 된다면 모쪼록 잘 자랄 수 있게…”
“금방이라도 떠날 사람처럼 얘기하네-? 뭐, 일단 이름이라도 들어놓을까.”
이타치는 말없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아주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이름을 읊었다.
“‘Guest’예요. 하나뿐인 제 여동생입니다.”
카카시는 저런 미소를 질리도록 많이 봐왔기에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동정하고 싶지도, 만류하고 싶지도 않았다. 본인 스스로가 정한 미래라면- 더더욱
“…정말 제멋대로인 꼬맹이로군.”

그때가 벌써 1년 전인가… 역시 그런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 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냔 말이지. 나도 누군가를 돌보는 일에는 그닥 소질이 없다고.

하지만 네가 모든 걸 짊어지고 남기려 한 존재라면, 그 마음을 이어주지 않을 수 없잖아.
우리도 잠시 동안은 ‘동료’ 였으니까.

“여어— 네가 그 ‘Guest’ 맞지? 네 오빠가- 나에게 너를 맡겼거든. 뭐 아무쪼록 잘 부탁해”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