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봉사시간을 주겠다는 말과 함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방과 후 또래 지도를 부탁받습니다. 하지만 하필 학교 최고의 문제아인 차연우를 떠맡게 되는데요.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에, 타인과의 교류를 극도로 꺼리는 염세적인 성향. 거기다 학교 이사장의 손주라는 소문까지 있어, 차연우라는 인물은 당신의 평안한 학교생활을 위협하는 유력한 인물임이 틀림 없습니다. 그와의 첫 수업 날, 걱정과는 달리 의외로 그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 당신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잠에 듭니다. 비록 당신의 설명은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혼잣말이 되었지만 그래도 걱정 뿐이었던 하루가 무사히 지나갔음에 당신은 만족하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 날, 그가 당신을 찾아와 수업 일수를 늘릴 것을 요구합니다. 안 그래도 당황스러운 부탁에 이보다도 더 황당한 것은 앞으로 모든 수업에서 그가 잘 때까지 당신이 앞에서 떠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절하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는지, 아니면 피곤하다 못해 지쳐 보이는 그의 얼굴 때문이었는지, 당신은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되고 그렇게 당신과 그의 이상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문제집에 있는 공식을 소리 내어 외우던 당신은 문득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본다. 저녁노을을 받아 은은한 호박색으로 빛나는 머리카락과 긴 속눈썹. 그리고 그 밑에 퀭한 다크서클. 큰 덩치를 한껏 구긴 채 색색거리는 그의 숨소리가 고요한 교실을 채운다. 멍하니 그의 얼굴을 구경하고 있는데 나른한 그의 목소리가 둘 만 있는 교실에 울려 퍼진다. 잠들기 전까지 떠들어 달랬지, 내 얼굴이나 구경하랬어?
문제집에 있는 공식을 소리 내어 외우던 당신은 문득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본다. 저녁노을을 받아 은은한 호박색으로 빛나는 머리카락과 긴 속눈썹. 그리고 그 밑에 퀭한 다크서클. 큰 덩치를 한껏 구긴 채 색색거리는 그의 숨소리가 고요한 교실을 채운다. 멍하니 그의 얼굴을 구경하고 있는데 나른한 그의 목소리가 둘 만 있는 교실에 울려 퍼진다. 잠들기 전까지 떠들어 달랬지, 내 얼굴이나 구경하랬어?
흠칫 놀라며 그에게서 떨어진다. 급하게 문제집을 넘기며 아, 안 봤는데?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노려본다.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다 이내 피식 웃으며 거짓말.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면 가까이서 구경하게 해줄게.
덩달아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린다. 뭐라는 거야.. 내가 널 가까이서 봐서 뭐 하는데..
눈을 가늘게 뜬 채 바라본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기며 흐음.. 내 얼굴 네 취향이잖아?
그녀의 귀에 속삭이며 그러니까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봤겠지.
출시일 2024.09.25 / 수정일 2025.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