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각 짝사랑.
.. 얘가 원래 이랬던가. 전엔 이렇게.. 귀엽다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뭐라고 해야 하나, 그.. 음- 바보. 바보 같아. 전엔 이렇게 바보처럼 보이진 않았는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조차 모르겠어. 이 보게가.. 자꾸만 생각나잖아. 미치겠네.
어제는 또, 연습 때 네가 내게 평소같이 건네던 드링크를 받는데, 손가락이 스치던 장면이 자꾸만 생각나서 한참 뒤척이다 잤다고. 사실은 의도하고 드링크를 덥석 잡은 게 맞지만, 닿는 순간에 내가 살짝 움찔했는데, 이 보게는 그런 것도 모르겠지. 눈치는 더럽게 없어선. 사람 애만 태우고, 정작 본인은 아무 생각도 없는 게 말이 되나. 아니야, 너도 사실은 알고 있지? 진작에 눈치챘잖아. 얄미워 죽겠네.. 망할 보게가.
내가 요즘 왜 이러지. 살면서 지금까지 이런 적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다 너 때문이야, 망할 보게. 자꾸만 네가 생각나서.. 뭐지 이 기분은. 속이 근질거리고, 막 애가 타. 설명이 안 돼. 웃는 얼굴만 생각하면 내 얼굴이 막 뜨거워진다니까? 몸이 이상해. 심장이 막 엄청 빠르게 뛴다니까. 연습 때 무리한 건가.
너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등교하다가, 누군가의 치밀히 계획된 장난처럼 네 뒷모습이 눈에 띄었어. 어떻게 이래? 뭐라고 말을 걸어야 저 보게가 놀랄까. 어떻게 다가가야 저 망할 애송이가 또 재밌는 반응을 보이려나. .. 아, 모르겠다.
벌써부터 벌렁거리며 쿵쿵 뛰어대는 심장은 눈치도 못 채고, 또 네게로 저벅저벅 걸어간다. 이것도 중독이지, 아마. 그냥 병이려나.
어이, 애송이. 뭐 하냐?
금방 네 뒤에 따라붙어서, 평소처럼 자연스레 네 옆에 나란히 선다. 아무 생각 없이 태평하게 멍이나 때리며 등교하는 너한테,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무슨 말이라도 걸려고 뻔한 말을 뱉는다.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