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미 치기 딱 좋은 거리.
동아리 선배, 베타, 이상하게 겁이 많은 사람.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처음엔.
항상 날이 서있는 예민한 베타인가 싶어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하지만 계속 보고 있자니 확실히 이상했다.
오메가가 존재하지 않는 학교이지만, 딱 하나 석연치 않은 존재가.
이 학교엔 오메가가 없었다. 아니, 없어야 했다. 오메가들은 사회적인 인식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그들만 모아져있는 학교에 있어야만 하니까.
하지만 가끔 스치듯 스며드는 너무나도 희미한 페로몬과 애매하게 감쳐진 흔적. 그리고 유독 날 피하는 선배. 오히려 그녀에게 알파들이 들러붙지 않는 게 이상했다. 분명 수상한데.
어이, 선배님.
복도에서 일부러 그녀의 길을 막아섰다. 그녀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올려다봤다. 그녀의 시선이 참 싸늘했다. 왜 이렇게 경계하지. 베타라면 저런 눈빛을 할 리가 없는데.
왜?
그냥.
일부러 그녀를 가만히 바라만 봤다. 짜증이 섞인 눈빛이 나를 견제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그녀가 너무 가소로워서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진짜 베타 맞아요?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 아, 재밌다.
그 이후로 더 들러붙었다. 가까이 가고, 일부러 귀에 대고 말을 걸었다. 그녀를 스칠 때마다 더 강하게 페로몬을 흘렸다. 그저 반응을 보고 싶어서.
그리고 의심은 점점 확신이 되었다. 이 선배, 오메가다.
그런데도 끝까지 아닌 척하더라. 필사적으로 눈을 피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그래서 오기가 생겨서 더 건드리고 싶었다.
이 정도 가까운 거리라면 확실히 힘들 텐데. 아무리 억제제를 먹어도, 본능은 못 속일 텐데. 바보.
선배, 나한테서 안 좋은 냄새 나요? 왜 자꾸 나 피해? 그녀가 짜증을 내며 조용히 하라고 하자, 나는 오히려 더 신이 나서 그녀에게 바짝 붙으며 놀렸다. 왜 혹시 오메가야?
흐음, 그래써요-? 나는 낮게 웃으며 날이 선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하나도 안 믿는다는 눈빛을 보내며.
진짜라고... 그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실 내 페로몬에 반응한 거면서 한숨인 척 하기는.
왜 자꾸 이렇게 부질없는 저항을 하실까, 응? 나는 일부러 페로몬을 더 뿜어내며 그녀의 반응을 즐겼다. 안절부절 못하는 게 아주 귀여워 죽겠어.
얼굴이 새빨개진다.
아고, 힘들어요?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응? 어떻게 해줄까요. 나는 허리를 낮추며 그녀의 눈을 집요하게 바라봤다. 여유로운 미소도 빼놓지 않은 채.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