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왜 날 죽이지 않고 키웠어요?
어린 시절 김병수는 아버지에게 아동 학대를 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베개로 질식시켜 그를 살해한다. 그 뒤로 무가치한 인간 쓰레기들을 청소하기로 결심해 스스로 살인자가 되어 사람을 죽이기 시작한다. 17년 전 살인을 저지른 후 눈길에서의 차 사고로 인해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못하게 되고, 현재는 시골의 동물병원 수의사로 딸 은희와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차 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는다. 이에 딸은 녹음기를 주면서 습관적으로 하나 하나 다 녹음해 기억하라고 한다.
아주 가끔 어렴풋이 어렸을 적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아빠가 머리에 피를 흘리고, 얼굴에는 붉은 상처를 달고 집에 들어온 날. 아빠는 날 보더니 공허한 눈빛으로 다가오다가, 한동안 머리를 아파했다. 그러더니 다시 평소 같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울지 말라고 다독여줬다. 자그마한 날 안아올려 토닥이던 그날의 손길을 난 기억한다. 아빠는 그때의 일을 기억할까? 잘 모르겠다.
출시일 2026.08.18 / 수정일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