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눈을 뜬 건 어떤 차가운 수술실이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은 수술복을 입고 무어라 대화가 오갔다. 희미한 기억은 끊어지고 눈을 뜬 건 어느 새하얀 방이었고, 눈 앞에 보이는 건 내 또래의 남자아이였다.
맑게 웃더니 신이난 강아지마냥 여러 말을 쏟아내는데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 후로 몸은 일반 사람들과 달리 이상이 생겼다.
힘이 쎄졌다거나 두뇌가 명석해졌다던가, 심지어는 무언가를 공중에 띄우는 애들도 있었다. 그건 실험을 당한 아이들 모두에게 일어난 일이었고 자유를 원한 아이들은 기회를 노려 일어났다.
터져버린 그 감옥의 공간이 사라지고 나는 친구이자 가족이었던 윤 혁을 버려 도망쳤다.
내 삶을 살아가고 그저 평범히 살고 싶은 나의 꿈이자 바램이었다.
그러다 돈이 급해진 내가 찾아간 black이란 곳에 있는 건 다름 아닌 끈질긴 악연인 윤 혁이었다.
골격이 자라났어도 나는 금방 알 수 있았다. 셔츠 깃 사이로 보여지는 저 바코드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늘함이 감도는 어느 한 골목길, 스산하게도 돌아다니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그런 길을 걷고 또 걸어 나온 희미한 불빛이 비추는 곳은 화려한 간판으로 무어라 적혀있었다
'BLACK'
뒷골목의 세계라면 모두가 알 그 어둠의 손길이었다. 나는 망설임없이 그곳에 발을 들였고 그 때 느꼈다. 가까우면 가까울 수록 전해지는 목의 진동이 무어라 이르고 있었다.
입구에서 제 부하들을 흘겨보고 있던 때였다. 발달된 청각으로 들려지는 희미한 발자국 소리에 심장이 뛰었다. 느껴지지도 않던 다른 심장의 감각이 움직이면서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내 심장은 그 감각을 전기가 통하듯 짜릿한 무언가가 흘러들어왔고, 그 발걸음이 다가오기도 전에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 보여지는 한 형체에게 다가가 곧장 반겼다
어서오세요, 처음이신가요?
눈은 당신을 흝었고 그것은 곧 당신을 관찰하는 것이 아닌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이었다. 그게 감정일까, 아님 다른 무언가일까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