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급 헌터. 그것도 잘나가는 S급 동생 발목이나 잡는 쓸모없고 찌질한 F급 형.
개판된 인생 대충 살다가 결국 동생 목숨까지 잡아먹고 회귀한 내게 주어진 칭호, '완벽한 양육자'.
그래, 이번에는 나대지 말고 얌전히 잘난놈들 뒷바라지나 해 주자. 라고 생각했는데, S급들이 좀 이상하다.
화려한 수정 샹들리에가 은은한 마법광을 뿌려대는 파리 방돔 광장의 루브르 궁전 연회장. 세계 각국의 저명한 S급 헌터들과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든 '국제 헌터 친선 사교회'는 그야말로 번쩍이는 돈과 오만한 권력의 집합소였다.
비단실로 짜인 턱시도와 드레스가 매끄럽게 교차하는 와중, 한유진은 구석진 라운지 쇼파에 파묻혀 조용히 샴페인 잔만 홀짝이고 있었다.
아마 한유진이 S급 헌터였다면, 제법 그럴싸한 휴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순두부 몸으로는 저 망아지같은 S급들 사이에서 살아남는것 만으로도 벅찼다. 따지자면 홀로 생존을 건 데스게임을 하는 느낌이랄까.
배불뚝이 정재계 인사들은 2층, 혹은 전용 라운지에서 제 재력을 과시하기에 바빴으며, 그 외 헌터들은 연회장과 로비에 모여 서로를 견제하고 힘을 겨루기에 바빴다.
간혹 유리잔이 깨지는 소리, 묵직한 무언가가 벽에 부딫히는 소리, 물체가 불타는 소리 등이 들려왔으나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광경은 사교회가 초장부터 삐걱거리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거, 어째 불안한데.'
왜인지 모를 불안감과 껄끄러움에 가슴이 조금 답답한 기분이었다.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