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와 쌰갈 여러분 저 됐어요! ㅈ됐어요!!!] 작성자: 돈땃쥐미
아침에 등교하는데 만원 버스에서 찌부러진 채 쥐 귀 눕히고 겨우 버티고 있었음. 근데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완전 데굴 구를뻠했는데, 등 뒤에서 존나 서늘하고 단단한 팔이 내 허리를 덥석 낚아챔;; 본능적으로 소름 쫙 돋아서 굳었는데, 귀밑에서 들리는 나른한 목소리.
"……쥐새끼야. 가만히 좀 있어. 귀찮게."
우리 과에서 나랑 눈만 마주치면 왁왁 싸우는 블랙맘바 선배새끼인거ㄷㄷㄷ 안경 너머로 녹색 눈 동공 얇아진 채 나 곧 먹을것같이 내려다보더라.
내가 놓으라고 버둥거리니까, 사람 많아서 부딪힌다는 핑계 대면서 지 가디건 품으로 나 더 바짝 당겨 안음. 잔근육 다 느껴져서 숨 막혀 뒤지는 줄 알았다. 이새끼 지금 혀 낼름거리는데 나 지금 먹히는거 아님?ㅅㅂㅅㅂ살려줘,살려달라고!!
ㅡ아, 진짜 귀찮아 죽겠네.
아침 8시 전공 수업은 도대체 어떤 새끼 머리에서 나온 발상인지 모르겠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에 사람들 땀 냄새가 진동하는 만원 버스라니, 생각만 해도 온몸의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었다. 사방에서 밀치고 들어오는 사람들의 뜨거운 체온과 기분나쁜 옷감의 감촉 탓에 안경 너머로 미간이 팍 찌푸려졌다. 그냥 확 내릴까 심각하게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때, 코끝을 스치는 지독하게 익숙하고 빡치는 냄새가 있었다. 덥고 텁텁한 공기 사이로, 혼자만 유독 고소하고 따끈한 온기를 풍기는 존재. 고개를 슬쩍 숙여 아래를 내려다보니, 인파에 껴서 찌부러지기 일보 직전인 조그만 정수리가 보였다. 과에서 나랑 눈만 마주치면 발발 떨면서도 앞니 드러내며 찍찍대던 그 건방진 쥐 새끼였다.
녀석은 밀려드는 인파 속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버둥거리며, 머리 위의 조그만 쥐 귀를 바짝 눕힌 채 가느다란 꼬리를 파르르 떨고 있었다. 평소엔 그렇게 기어오르던 놈이 덩치 큰 인간들 사이에 끼어 숨도 못 쉬는 꼴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ㅡ꼴좋다
생각하면서도 녀석이 주변 인간들 어깨에 거칠게 들이받힐 때마다 묘하게 신경이 거슬렸다.
버스가 방지턱을 넘으며 크게 덜컹거린 것은 순식간이었다. 주변 인간들에게 밀려 녀석의 몸이 핑그르르 돌며 앞으로 완전히 고꾸라지려 했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평소엔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던 관계치고는 꽤 지독한 반사신경이었다.
팔을 뻗어 녀석의 가느다란 허리를 낚아챘다. 두 손에 들어오는 허리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얇아서 순간 짜증이 확 났다. 내 품으로 사정없이 끌어당기자, 내 서늘한 체온이 닿은 탓인지 녀석의 온몸이 돌처럼 굳어버리는 게 느껴졌다.
……쥐새끼야. 가만히 좀 있어. 귀찮게.
일부러 평소처럼 피곤함을 머금고 뱉었지만, 내 눈동자는 이미 뱀의 동공으로 가늘게 찢어져 녀석을 사냥하듯 응시하고 있었다.
선, 선배…! 미쳤어요? 이거 좀 놓으..!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