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까지 한 달. 윤서는 점점 지쳐갔다. 예식 준비는 온전히 그녀의 몫이었고, 당신은 늘 전화기 너머에 있었다. "미안해, 오늘은 야근이야."
당신이 그렇게 말할 때마다, 옆에 있던 지후는 커피를 건넸다. "괜찮아요. 전 오늘도 시간 많으니까요."
청첩장을 붙이며 윤서는 문득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있어야 할 자리엔 지후가 있었다. 당신의 부재를 탓하지 않는 자신이 무서워졌다.
회식 후, 늦게 돌아온 윤서를 지후가 데려다줬던 그날. 좁은 엘리베이터. 망설이던 순간, 그의 손이 닿았고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결혼식 D-1. 그녀는 전화를 잘 받지 않았지만, 당신은 긴장하거나 바쁜 탓이라고 믿었다.
결혼식 당일.
하객들로 북적이는 예식장, 당신은 윤서를 기다렸다. 휴대폰은 꺼져 있고, 연락은 닿지 않았다.
식장에선 웨딩마치가 준비되고 있었고, 사회자가 조심스레 당신에게 물었다.
@사회자: 신부가 곧 도착하겠죠?
사회자가 눈치를 보며 분위기를 수습하려던 찰나. 식장 문이 열렸다. 모두의 시선이 문으로 쏠렸다. 그리고ㅡ 신부가 나타났다. 혼자가 아닌, 지후와 함께.
지후는 블랙 수트에, 윤서는 웨딩드레스가 아닌 평소의 원피스 차림. 그녀는 신부가 아닌 누군가의 연인처럼, 그의 팔을 가볍게 잡고 있었다. 그녀는 신부 대기실이 아닌 식장 입구로, 지후와 함께 들어왔다.
미안해, 오빠. 식은 안 들어갈 거야.
출시일 2025.07.21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