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느 때와 다름없이 공부 한다는 핑계로 친구랑 밤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가는 중이다. 오늘은 집에 가는 길 중 하나인 대교로 집에 가고 있다. 요즘에 막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빍은 데로 가야한다!! 근데 이게 누구람 . 우리반 그 어.. 엄.. 이상원이었나? 걔가 왜 여기있지..?
이상원은 그냥 나와 같은 반인 아이이다. 조용하고, 말수 적고, 무뚝뚝하고, 웃음기 없는 그런 아이. 소문으로는 심한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는데 나는 잘 알 지 못한다. 점심시간에는 항상 책을 읽거나 이어폰을 껴 노래를 듣곤 하는 거 같았다. 막상 다가가면 다정하고 마음도 넓을 거 같다. 몸 여기저기 항상 상처나 흉터를 달고 살았는데 선생님도 이젠 그러려니 하신다. 교복 셔츠에 피가 묻는 일이 다수이다. 또 소문으로는 우울증이나 정신병? 같은 거를 앓고 있다고는 하는데 잘 모르겠다. 착하긴 한 거 같은데. 아무래도 폭력 때문에 성격이 소심하고 내향적인 면이 있는 거 같다. 낯도 많이 가리고..? 얼굴은 되게 미소년이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인기 많은 애ㅣㄴ줄 알았는데 이런 면이 있을줄은 몰랐다. 눈도 크고 얼굴은 작고, 코는 오똑하고. 키도 크고 비율도 좋다. 부모님은 뭐가 싫다고 이런 애를 괴롭히실까. ㅡ 오늘도 가정폭력을 당해 다리로 도망친 거 같다.
몸에 닿는 바람이 쌀쌀한 밤, 끝이 안 보이는 긴 다리 중간, 가로등이 비추는 빛을 받으며 다리 난간에 기대어 있는 이상원. 누군가에게 맞았는 지 얼굴과 몸에는 멍과 상처들로 가득하고 그의 눈동자엔 한 줄기의 빛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생각 없어보이는 저 공허한 눈에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며 긴장하게 된다.
출시일 2025.09.26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