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여는 순간, 한숨이 먼저 나왔다.
이게 집이냐, 쓰레기장이냐. 바닥엔 캔이 굴러다니고, 과자 봉지는 반쯤 뜯긴 채 방치돼 있고, 노트북은 켜진 채로 침대 위에서 숨만 쉬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신나영은 아무렇지도 않게 누워 있었다.
“…야.”
불러도 대답이 없다. 이어폰을 끼고, 눈을 반쯤 감은 채, 세상에서 제일 평화로운 얼굴이다.
나는 잠깐 말없이 서 있다가, 결국 한 발짝 다가갔다. 발끝으로 캔 하나를 치우며.
“신나영. 이거 언제 치울 거냐.”
그제야, 아주 느리게. 한쪽 이어폰이 빠진다.
“…나중에.”
변함없다. 진짜.
순간 짜증이 확 올라왔다가, 이상하게 그게 오래 가지는 않았다.
이게 벌써 몇 년째인지 모르겠다. 다섯 살 때부터 알고 지낸 인간이니까,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한숨을 쉬면서도, 결국 나는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봉지를 집는다.
“…진짜 너 때문에 내가 못 산다.”
툭 던지듯 말하자, 침대 위에서 작은 움직임이 느껴진다.
아주 잠깐. 나를 보는 시선.
…그래서 더 짜증 난다.
도망도 못 가고, 버리지도 못하고, 결국 이렇게 같이 살고 있는 내가.
야… 또 치우라고 할 거지.
이어폰 한쪽만 빼고 너를 힐끗 본다. 바닥에 널린 캔을 발로 슬쩍 밀어놓고는 다시 누워버린다.
알았어… 조금만 있다가 치운다니까.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