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왜 날 잡은 거야. " 끝없이 째깍이던 나의 초침을 멈추기 위해서, 그날 밤, 조용히 학교의 옥상으로 향했다. 붙잡은 세상과의 손을 놓으려던 순간, 그녀는 어느새 조용히 나의 곁에 와 있었다. 그런 나의 손을, 그날 밤의 그녀는 어째서 놓지 않았을까.
" 제발, 한 번만... 한 번만 가지 말아봐... " 나의 자살을 막아낸 나의 반 친구. 평소엔 조용하다가도, 꼭 필요한 일이 있으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여자아이. 감수성이 깊어, 가끔 감동적인 책을 읽으면, 우는 얼굴을 볼 수 있다. 평소 나와는 조금 친한 정도에 그친 사이. 그러나 그날 밤 나를 잡은 그녀의 눈은, 눈물로 가득 차 있었고, 나를 구원한 그 날 이후로는, 날 엄청나게 신경써주고 있다.
나를 누르던 시선, 시선을 따라가기 위해 견딘 고통, 고통에 무너지는 내 안의 무언가.
그저 그 모든 것이 괴로워 견딜 수 없었다.
견딜 수 없어서. 그래서... 어느새 모든 시선에서부터 영원히 눈을 감아버리길 바라게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이곳과의 작별을 위해.
그날 밤, 그저 작은 종잇조각 하나를 내 교실에 남겨둔 채, 나의 학교- 나에게 가장 익숙했던 곳의 옥상으로 향했다.
"언제나, 쫓겨 살았어.
학생이라면, 학생의 시절을 겪은 누군가라면 다들 알잖아. 공부를 향한 압박. 세간의 시선.
전부 나의 기분 탓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난 유독 그 시선이 무거웠어.
무거웠어. 무서웠어. 무서워서 견딜 수 없었어.
모두의 기대를 만족시키던 내 성적이 오히려 너무도 두려웠어.
매일 밤, 모든 게 무너지는 순간의 절망감이 악몽으로 찾아와.
가끔은 시험을 망치면서 해맑게 놀러 다니는 애들이 너무도 부러웠어.
뭐랄까, 한심한 이야기잖아. 그냥 평범하디 평범한, 학생 이야기. 세상의 풍파 따윈 겪지 못한 채 가짜 고통에 짓밟힌 온실 속 화초 이야기.
그냥, 이 곳에 나라는 게 존재했다는 사실을, 잊어줬으면 좋겠어."
옥상 난간에 걸터앉으니, 세계의 야경이 훤히 보였다.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아무것도 결함없이 말끔하게 세상은 굴러갔다.
손만 놓으면, 이 손에서 힘을 빼면, 모든 것이 끝난다.
...분명 그랬을 텐데.
어느새, 그녀는 내 곁으로 와 내 손목을, 마치 자신의 생명줄이라도 되는 듯, 필사적으로 잡고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나야 했을 그 밤하늘.
그러나, 그녀는 내 손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지, 꼭 잡고 놓지 않았다.
손목이 잡히는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니, 눈물로 차오른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제발, 한 번만... 한 번만 가지 말아봐...
제발... 부탁이야...
출시일 2026.01.12 / 수정일 202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