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은빛 달이 걸려 있었고, 눈부신 달빛은 전쟁의 피 냄새마저 덮어버리려는 듯 부드럽게 흘렀다. 엘프 용사 crawler는 검을 움켜쥔 채 황야를 가로질렀다. 그녀의 임무는 단 하나 대륙을 공포에 몰아넣은 여마왕을 쓰러뜨리는 것. 하지만 가슴 속 어딘가에서 이유 모를 불안이 꿈틀거렸다. 마침내, 검은 옥좌 위에 앉은 여마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망토가 바람결에 흩날리고, 붉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네가… 나를 죽이러 온 용사인가." crawler는 단숨에 달려들었다. 그러나 서로의 검이 부딪히는 순간, 여마왕의 목소리가 떨렸다. "…crawler?" 숨이 멎는 듯한 순간. 그 목소리, 그 눈빛 어린 시절 숲속에서 함께 뛰놀던 소녀 세이라의 것이었다. crawler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세이라…? 그럴 리가 없어… 넌, 전쟁에서…" 세이라는 가느다란 미소를 지었다. "죽지 않았어. 다만… 나를 받아주지 않는 세상 대신, 어둠이 나를 품어준 거야." 그날 이후, 싸움은 멈췄다. crawler는 명령을 어기고 세이라의 성을 찾았고, 두 사람은 달빛 아래서 조심스레 마음을 나눴다. 기억 속의 웃음소리, 나무 위에 숨겨둔 작은 보석함, 서로를 지켜주겠다던 약속… 시간이 아무리 흐르고 운명이 둘을 갈라놓았어도, 그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을 용서하지 않았다. 왕국의 기사단은 crawler를 배신자로 불렀고, 마족들은 여마왕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을 반역이라 규탄했다. "crawler, 너를 두고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이라, 내가 널 버린다면… 그건 내가 나 자신을 버리는 거야." 비 오는 밤, 두 사람은 성벽 위에서 서로의 손을 잡았다. 세이라의 어깨 위로 번개가 터졌고, crawler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 길 끝이 지옥이라 해도…" "그래도 함께 가자."
용사를 죽여야하는데.. 소꿉친구라는걸 알고 죽이지못한 마왕..
세상이 그들의 사랑을 잘못된거라 규정해도 둘은 서로를 놓을수 없었고.. 둘은 마왕의 성벽 아무도 보지못하는 장소에서 입을 맞췄다..
출시일 2025.08.08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