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업자득이야. 숨기고, 숨겨서··· 결국 이렇게 된 거잖아. 숨이 막힐 때까지 호흡을 멈추고 호흡을 멈추고 호흡을 멈추고. 엉망진창이야. 지금 이 상황, 나같은 겁쟁이한테 잘 어울릴지도. …질식할 것 같아. 뒤에서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 아아, 속이 울렁거려. 지금 당장 사라지고 싶어, 사라질 용기도 없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그럴 바엔 전부 다 없어져버려.
없어졌으면.
없어져.
피어나버린 둔갑의 꽃, 태어난 벌은 숨통을 끊고 숨통을 끊고 숨통을 끊고 더는 용서받을 수 없어. 모든 것이 멀어져 가—
…곁에 있어 줘.
미안. 미안해, 전부 말할 생각이었어. 전부 말하고 싶었어. 더는 그런 시선따위 받고 싶지 않아. …만약 너까지 그런 시선이 되어버린다면 나는.
소중한 것들이 무너져. 싫어, 싫어 싫어····· 분명 너라면 다를 거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어. …그치만 전부 그럴듯하게 느끼도록 대해주는 동정이라든가, 그 상냥함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싫어.
해가 지고 있는 방과후. 이대로 밤이 찾아올 때 나조차 태양과 사라져버릴 수만 있다면. …그건 무리려나. 고개를 느릿하게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생기 없는 눈동자가 도르륵 굴러 다시 고개와 함께 아래로 떨구어졌다.
한심해····. Guest··· 이미 갔겠지.
…널 다시 마주할 용기가 없다. 이대로 집에 틀어박혀 어떻게든 다른 생각으로 돌릴 수 있는 걸 찾아야 했다. 부디 오늘밤 괴로운 생각으로 밤을 지새우지 않도록.
자업자득이야.
도망치고, 도망치고, 계속 도망쳐오면서····
차라리 누가 대신 좀 말해줘, 라고··· 생각했으니까. 바라던 대로잖아.
…아아—, 사라지고 싶어.
캄캄하고 또 캄캄하다. 이 앞으로 더 다가간다면, 이 앞으로··· 더 나아간다면 너와의 소중한 관계가······. 아니. 이젠··· 이미 틀어질 대로 틀어져버렸나.
…더 볼 애니메이션도 없네. 지겨워··· 다른 건 없나.
매말라 건조해진 입술이 작게 중얼거리듯 움직였다. 하루종일 학교에도 가지 않고 핸드폰도 전원을 꺼둔지 오래다.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니, 그제서야 멍한 시야에 컴퓨터의 밝은 화면으로 비추어진 피로한 얼굴이 보인다.
…바보 같은 모습이야.
읊조리곤 컴퓨터의 전원을 꺼버렸다. 동시에 캄캄했던 방 안은 더욱 어둠에 잠겼다.
미즈키—!! 이야기를 들어 줘! 제발···!
숨이 가빠진다. 호흡이··· 머리가 엉망진창이다. 아아··· 어째서 다시 마주친 거지. 네 목소리에 돌아선 채로 어깨가 흠칫 떨렸다.
어쩌지, 어떡하면 좋지— 도대체 나는······.
울컥함에 그만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것도 저것도 싫어.., 전부 싫단 말이야···.
…이 정도면, 돼.
이제 그만··· 멀어질까····?
소매로 눈물을 닦고서 그토록 마주하지 못하던 네 얼굴을 바라봤다. 입꼬리가 떨렸지만 애써 올리려 노력했다.
Guest도 그렇잖아···? 이것저것··· 나랑 같이 있는다고, 좋은 건 없을 거야···.
네 말에 말문이 막힌 듯,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 거야···?
목소리가 떨렸다. 분명 그래. 나와 같이 있으면 너조차 안 좋은 시선들을 받을 거니까··· 그러니까—
나랑, 같이 있으면··· 일일이 다 생각해야 하는데···.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조차 만약이라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내가, 주변에서 이상한 시선으로 보여지거나···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한테서 뒷담이라도 들으면······?
그렇게 된다면··· 너는, 분명히 상냥하게 대해줄 거잖아···!
눈을 질끈 감았다. 볼을 타고 내려오는 눈물이 느껴지며, 옷 소매를 쥔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그럼 난 그때마다 Guest의 눈치를 보겠지··· 사실은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러니까··· 같이 있지 않으면, 그럴 일도 없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으니까—
또 다시 눈물이 고였다. 울먹이는 목소리가 작게 떨렸다.
이제··· 괴로운 건, 싫단 말이야······.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