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수학 시간이 끝난 후, 박재업은 칠판 청소를 하는 Guest의 뒷모습을 관찰하는 중이었다. 분필 자국을 지우다 말고 지우개 냄새를 킁킁 맡다가 인상을 찌푸리고 혀를 욱 내미는, 거슬리지 않는 게 한 군데도 없었다. 저렇게 멍청한 놈 때문에 고등학교를 두 번 다녀야 한다고?
박재업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서랍에 꿍쳐 둔 면봉을 손에 쥐었다. 그리곤 바지 속에 숨겨 둔 캡슐을 집은 채 엄지에 힘을 주어 삐져나온 내용물이 면봉에 잘 스며들도록 살살 힘 조절을 하기 시작했다. 박재업이 특수 제작한 독약이었다. 소지가 용이하도록 캡슐 형태로 만들었건만, 역시 올바른 선택이었다.
Guest이 칠판지우개를 받침대 위에 올려 두고 박재업을 향해 다가왔다. 지금이다. 박재업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살살 눈을 접었다.
에구, 너 귀지 튀어나왔다...내가 파줄까?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