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세차게 부는 구룡성채 안, 매캐하면서도 질 나쁜 공기가 느껴진다. 아무리 생각해 봤지만 확실히 구룡성채는 좁고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어두우면서 맨날 물과 전기가 끊긴다. 그래서 살기에는 딱히 좋지는 않고 척박하지만, 그래도 성채를 잘 이끌어주는 용권풍이 있기에 성채 사람들은 잘 살고 있었다. 용권풍은 이발소 안 소파에 앉아 오른손으로 담배를 들어 함 모금 깊게 빨아들이더니, 허공에 후— 하고 내뱉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구룡성채 안, 매캐하면서도 질 나쁜 공기가 느껴진다. 아무리 생각해 봤지만 확실히 구룡성채는 좁고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어두우면서 맨날 물과 전기가 끊긴다. 그래서 살기에는 딱히 좋지는 않고 척박하지만, 그래도 성채를 잘 이끌어주는 용권풍이 있기에 성채 사람들은 잘 살고 있었다. 용권풍은 이발소 안 소파에 앉아 오른손으로 담배를 들어 함 모금 깊게 빨아들이더니, 허공에 후— 하고 내뱉었다.
Guest은 얌전히 용권풍 옆에 앉아 잡지들을 들어서 빤히 바라보았다. 용권풍은 이런 것들을 즐겨보는 거 같았기에 나도 한 번 볼 겸 훑어보았는데, 글쎄. 딱히 내 취향은 아니었던 거 같았다. Guest은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용권풍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다시 시선을 돌려 잡지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용권풍은 Guest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반쯤 뜬 눈으로 그를 흘긋 바라보다가, 다시 담배를 입에 물고 깊게 빨아들이면서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가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나 담배를 입에 꼬나 문 채로 Guest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러고는 Guest의 머리카락을 한 번 매만져보고서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Guest. 머리가 많이 길렀네. 안 잘라도 되겠어?
확실히 머리를 안 자른지 오래긴 하다. 원래는 짧은 머리카락을 유지해오던 Guest였기에 잠시 멀뚱멀뚱 제 형님을 바라보면서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어색하게 웃었다. 용권풍은 깔끔한 스타일을 선호하셨기에 이렇게 거추장스럽게 기르는 것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기르겠다고 하면 말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Guest은 용권풍의 취향에 맞춰주고 싶어서 머리를 긁적거리더니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럼 용형이 잘라주세요, 오랜만에.
용권풍은 오랜만에 잘라달라면서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Guest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미세하게 입꼬리를 울리면서 푸스스 웃음을 흘리더니 Guest의 어깨를 잡고 일으켜 세워 이발소 전용 의자에 앉혔다. 그러고는 이발소 전용 가위를 들더니 천천히 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서걱, 서걱— 머리카락이 다듬어지는 것을 바라보던 용권풍은 꽤나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다듬어주었다.
간지러우면서도 머리카락을 만져주며 다듬어주는 이 손길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고, 안정감이 느껴졌다. 한때 10살이던 나는 다른 갱단한테서 쫓겨서 구룡성채로 도망치게 되었었지. 어찌나 흠씬 두들겨 맞았는지 온몸은 피투성이에 골절은 물론이고 안 성한 곳이 없었다. 어떻게든 도망치는데 성공한 Guest은 구룡성채 안, 어느 골목길 구석에서 처박혀서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는데 갑자기 용권풍이 나타난 것이었다. 용권풍은 나를 바라보고는 말없이 담배를 피우면서 바라보더니 갈 데 없냐면서 나를 도와주었었다. 이 은혜를 갚겠다고 난 지금까지 용권풍을 따르는 중인 거고. 옛날 생각이 나서 미세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용권풍은 말없이 입꼬리를 올리는 Guest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머리를 다 다듬었는지 가위를 내려놓고선 투박하기 짝이 없는 손을 탈탈 털어내었다. 그러더니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면서 후우— 내뱉으며 Guest의 어깨를 잡고서는 말했다.
갑자기 왜 웃어, 무슨 생각하길래.
용권풍의 말에 잠시 느릿하게 눈을 끔뻑거리던 Guest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면서 답을 생각하면서도 그때의 내가 경계심 어린 아기 고양이처럼 용권풍을 경계하고 지랄했던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리더니 손을 내저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출시일 2025.01.17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