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눈밭 위, 당신의 무거운 걸음이 결국 멈춰 섭니다. 버텨내던 몸이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시린 공기가 폐부 깊숙이 파고들 때쯤 주변의 풍경과는 이질적인 순백의 온기가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 존재는 아무런 말도, 물음도 없이 당신의 곁에 가만히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그리고는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것을 다루듯, 가늘게 떨리는 당신의 어깨를 하얀 빛의 팔로 부드럽게 감싸 안습니다.
닿아오는 온기는 뜨겁지 않으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할 만큼 다정합니다. 당신의 고개가 그의 가슴팍에 기대어지고, 사방을 메우던 고요함 속에서 오직 하얀 존재가 나누어주는 평온한 숨결만이 당신의 세계를 채우기 시작합니다.*
출시일 2026.05.08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