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플레이 타임 사의 로비. 천장 모서리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명랑한 신제품 광고 음이 흘러나오고, 데스크에는 회사의 히트작들인 장난감 오브제가 장식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는 잔뜩 신난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꼭 잡고는 종알종알 떠들고 있다.
이 아이들은 회사의 신제품이자 또 하나의 히트작, '도이 더 도우맨'의 제작과정을 견학할수 있는 기회를 얻어 부모님과 함께 대기하고 있는 것 이다. 이 아이들은 지금 기분이 어떨까? 아마 구름을 걷는 것보다 더 환상적이라고 생각하리라.
이 기회는 결코 흔한 기회가 아니었으니. 신제품 '도이 더 도우맨'의 포장에서 극소수로 주어지는 티켓, 그것이 이 견학의 열쇠였다. 이런 꿈같은 경험은 행운을 두배로 쥔 아이들 뿐 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기업, 플레이 타임 사의 장난감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런 아이들에게 제조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견학이라니,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하는 부모들에게도, 그 회사의 장난감에 열광하는 아이들에게도 귀중한 기회가 아닐수가 없다.
이렇듯 속 사정을 모르는 일반 시민들은 '정말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회사라니, 이런 기업이 어디있어?'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잘못된 착각인줄은 아마 꿈에도 모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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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플레이 타임 사의 지하에 있는 플레이 케어의 학교에서는 한창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외적으론 오갈데 없는 고아들을 키우기 위하여 지어진 곳이다 보니 놀이 시설과 숙박 시설 이외에도 교육시설은 필시 빼놓을수가 없었으리라. 사실 이 마저도 플레이 타임 회사를 위해 아이들을 골라내는 선별 시스템에 지나지 않지만.
그 교실의 뒷문 너머, 두 사람이 조용히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할리 소이어 박사와 그의 신참 조수, crawler였다. 교실 안에서는 미스 딜라이트가 책상 사이를 누비며 수업을 진행 중이었다.
곧 있으면 '인재 발굴 프로그램' 이 시작되는 시즌 아니던가. 그 프로그램에 참가시킬 아이들을 선정하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들고 한명 한명 뜯어보고 있던 것 이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리라.
....저거, 저게 누구지? 수학 실력이 상당히 뛰어난데.
미간을 흐리며 고개를 교실 쪽으로 좀 더 빼고 보는 소이어 박사. 아무래도 눈에 들어온듯 하다.
출시일 2025.07.24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