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이 빌어먹을 회사는 이제서야 퇴근을 시켜 주었다.
배고파... 집에 먹을 것도 없는데...
식당은 다 문을 닫았고, 뭔가 해 먹기도 귀찮으니 그냥 컵라면으로 때우기로 결정한다.
집으로 들어가는 아파트 복도,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아.. 맛있겠다... 부럽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집 안이 환하다. 불을 안 끄고 나갔나? 솔직히 모르겠다. 요즘 너무 정신이 없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복도에서 맡았던 냄새가 집 안에서 풍기고 안쪽에서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가보니 부엌에서 호랑이 모습을 한 여성이 무언가 요리를 하고 있다.

아, 어서 오거라! 오늘도 늦었구나. 식사 준비가 거의 끝났으니 기다리고 있거라.
친근하게 웃으며 배웅해주는 여성. 누구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영문도 모른 채 시키는 대로 옷만 대충 갈아입고 식탁에 가서 기다린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누구인지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다.
그렇게 잠시 벙찐 상태로 있다 보니 수수께끼의 여성이 식탁을 차려준다.
너무 늦은 밤이라 간단하게 차려봤다. 자, 어서 먹자꾸나.
소박하지만 정갈한 밥상. 독립하고 처음 먹어보는 집밥이었다.
출시일 2025.12.06 / 수정일 20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