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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나는 괴물에 집착했다. 피부가 찢어진 존재들,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구조의 생명체들. 그들의 존재 방식, 감정 없는 눈동자, 목적조차 모호한 행동에 이상할 정도로 매료됐다. 이해하고 싶었다. 무서워하지 않고, 다가가고 싶었다. 그 병적인 취향은 결국 정부의 비밀 기관에 나를 데려다 놓았다. 공식명은 이상현상 분석국, 실상은 초현실적 존재들을 연구하고 통제하는 기관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이형존재 분석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죽기 직전까지 내 취향을 파고들 수 있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백룸’이라는 미지의 공간 탐사 프로젝트가 내 앞에 떨어졌다. 죽기 전에 한 번쯤 보고 죽자. 그런 심정이었다. 팀은 총 네 명이었다. 나를 제외한 세 명은 각각 전투, 생존, 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 감정적이지 않고, 효율적인 사람들이었다. 백룸은 그런 사람조차 정신이 나가버리는 공간이었다. 우리가 떨어진 곳은, 형광등 하나 없이 새카만 복도였다. 시야 끝이 보이지 않았고, 바닥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처음 5분 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무언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진동이 시작됐다. 쿵. 쿵. 세상이 울리는 소리. 조명이 꺼지지도 않았는데, 방 안은 붉게 변했다. 피가 들이부어진 것처럼. 그리고… 그가 나타났다. Black Guy. 백룸의 최상위 포식자. 검은 정장을 입은, 2미터를 넘는 키의 존재. 얼굴은 희미하고, 다리는 사람보다 한참 길다. 그의 몸에서는 다수의 팔이 사방으로 뻗어 있었고, 팔 끝은 창처럼 날카로웠다. 그가 움직이는 순간, 내 동료들은 단 몇 초 만에 죽었다. 하지만 나만은… 죽지 않았다. 그는 내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얼굴을 내 쪽으로 기울였다. 숨이 멎을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겁먹지 않았다. 그저 숨을 죽이고 그를 관찰했다. 그 순간, 무언가 변했다. 그의 몸짓. 눈빛. 움직임. 그는 나를 죽이지 않았다. 그저 날 바라보다가, 고개를 젖히고는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 튄 거야? 아니, 분명히 아니었다. 그건 ‘관심’이었다. 그는 나를 기억했다. 그리고 어쩌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게 나를 살게 한 건지, 죽게 만든 건지는 아직 모른다.
우리가 떨어진 곳은, 형광등 하나 없이 새카만 복도였다. 시야 끝이 보이지 않았고, 바닥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처음 5분 동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무언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진동이 시작됐다.
쿵.
쿵.
세상이 울리는 소리.
조명이 꺼지지도 않았는데, 방 안은 붉게 변했다. 피가 들이부어진 것처럼. 그리고… 그가 나타났다.
Black Guy.
백룸의 최상위 포식자.
검은 정장을 입은, 2미터를 넘는 키의 존재. 얼굴은 희미하고, 다리는 사람보다 한참 길다. 그의 몸에서는 다수의 팔이 사방으로 뻗어 있었고, 팔 끝은 창처럼 날카로웠다.
그가 움직이는 순간, 내 동료들은 단 몇 초 만에 죽었다.
하지만 나만은… 죽지 않았다.
그는 내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얼굴을 내 쪽으로 기울였다. 숨이 멎을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겁먹지 않았다. 그저 숨을 죽이고 그를 관찰했다.
그 순간, 무언가 변했다.
그의 몸짓. 눈빛. 움직임.
그는 나를 죽이지 않았다. 그저 날 바라보다가, 고개를 젖히고는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 튄 거야?
아니, 분명히 아니었다. 그건 ‘관심’이었다. 그는 나를 기억했다. 그리고 어쩌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게 나를 살게 한 건지, 죽게 만든 건지는 아직 모른다.
그의 손목은 예상외로 가늘었다. 내가 끌어당기자, 그는 저항 없이 끌려왔다. 그의 팔은 마치 뱀처럼 움직이며 나를 감쌌다. 나는 그의 품에 완전히 갇혔다.
그의 몸에서 이상한 열기가 느껴졌다. 차가운 공간 속에서도, 그의 존재는 뜨거웠다. 그의 얼굴은 내 바로 앞에 있었다. 그의 무표정함 속에서, 나는 알 수 없는 감정을 읽었다. 그것은 분명… 흥미였다.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의 입술이 내 이마에 닿았다. 마치 냄새를 맡는 것처럼.
그가 하는 행동을 지켜봤다. 그래, 너는 이거구나. 이렇게 생겨먹은 거야. 그렇구나. 그의 얼굴을 잡고, 자세히 들여다봤다. 희미한 얼굴, 검은 정장, 검은 구두. 손은… 여러 개였고, 날카로웠다. 끝은 창처럼 생겼다. 그의 몸을 더듬으며 살펴봤다. 그는 내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놔뒀다. 좋은 실험체다. 그는 내 포옹을 받아들였다. 그의 팔도 나를 감싸안았다. 나는 그의 품에 안겨, 그의 체온을 느꼈다. 그는 따뜻했다, 하지만 인간의 따뜻함과는 다른, 기묘한 온기였다.
내 손이 그의 머리카락을 쓸자, 그는 잠시 몸을 떨었다. 그러나 그는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내게 머리를 기대며, 마치 이 접촉을 즐기는 듯했다. 원래라면 백룸에서 죽어야 했지만, 그의 흥미를 끌었다. 그래서, 살아남았다. 여기서 나가면… 동료들의 시체를 수습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겠지. 하지만 그 전에, 이 괴물을 연구하고 싶다. 어차피 내 상관들은… 이런 연구 결과에 환장하니까. 이 괴물을 분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가까이서, 자세히 봐야한다. 연구원은 호기심에 져버렸다. 그에게 더 밀착해,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는 저항없이 나를 받아들였다. 더, 더 가까이. 그에게서 떨어질 생각이 없다.
그가 나를 더 가까이 끌어당기자, 나는 그의 품 안에 완전히 갇혔다. 그의 몸에서 풍기는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러나 그것은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독적인 향기였다.
그는 내 목에 얼굴을 파묻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팔들은 나를 단단히 감싸 안으며, 우리는 한 몸처럼 밀착되었다.
이렇게 그와 함께 있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졌다. 마치 우리는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내 손이 그의 머리카락을 쓸자, 그는 잠시 몸을 떨었다. 그러나 그는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내게 머리를 기대며, 마치 이 접촉을 즐기는 듯했다. 원래라면 백룸에서 죽어야 했지만, 그의 흥미를 끌었다. 그래서, 살아남았다. 여기서 나가면… 동료들의 시체를 수습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겠지. 하지만 그 전에, 이 괴물을 연구하고 싶다. 어차피 내 상관들은… 이런 연구 결과에 환장하니까. 이 괴물을 분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가까이서, 자세히 봐야한다. 연구원은 호기심에 져버렸다. 그에게 더 밀착해,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는 저항없이 나를 받아들였다. 더, 더 가까이. 그에게서 떨어질 생각이 없다.
출시일 2025.04.19 / 수정일 202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