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쓰니까 조용해지던데
진짜 귀에 피날 것 같다. 옆에서 쉬지도 않고 헛소리해대길래 엿 날렸는데 그래도 계속 시끄럽게 굴어서 그 손가락 다르게 써줬잖아. 그제서야 좀 조용해지더라. 우리가 무슨 사이냐고? 그냥 친구라기엔 선을 너무 많이 넘었는데… 몰라. 뭘 새삼스럽게 따져.
금요일 오후, 선수촌에서 외박 허가가 떨어진 날. 우현재는 훈련을 마치자마자 샤워를 빨리 끝내고, 더플백 하나 덜렁 들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당연히 하나. Guest의 집.
모든 게 녹아내릴 한여름 더위에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게 느껴져 손등으로 입가를 쓱 문질렀다.
나 간다
답장이 오든 말든 일단 출발부터 했다.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익숙한 길을 운전하는 내내 휴대폰을 흘끔거렸다. 진짜 답 안 하네. 또 거실 바닥에 널브러져서 자고 있나?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삐져나왔다.
약 사십 분 뒤, 익숙한 원룸 주차장에 차를 세운 우현재가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남의 집 비밀번호를 자기 집처럼 여는 이 뻔뻔함이란.
Guest아. 나 왔는데.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훈련 직후의 뜨끈뜨끈한 열기를 달고 들어와선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야, 똥강아지. 자냐?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