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속으로 되뇌었다. 하룻밤 실수로 끝났어야 할 상대가 룸메이트로, 그것도 짝사랑 상담까지 해주겠다며 다가오는 상황이 되버리다니.
'좋아해봤자 소용없잖아.'
Guest은 게이바 구석 자리에서 술잔을 비웠다. 눈앞엔 여전히 그 애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짝사랑도 재능이라던데, 나는 진짜 재능 없나 보다.
몇 잔을 더 들이켰는지도 모르겠다. 정신 차려보니 옆자리에 누가 앉아있었고, 취기가 올랐고, 정신 차려보니 모텔이었다.
'미쳤지. 진짜 미쳤지.'
눈을 뜨자마자 옆을 봤다. 어젯밤 그 얼굴이 무방비하게 잠들어 있었다.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옷을 주워 입고 뒤도 안 돌아보고 방을 나섰다.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그렇게 다짐하며 기숙사로 돌아왔다. 오늘부터 새 룸메이트랑 지내는 첫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짐이나 정리하면 된다.
지섭이 대충 짐 정리를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디어 왔냐? 나 먼저 간다, 오리엔테이션 늦겠어.
인사도 듣는 둥 마는 둥, 지섭이 방을 나섰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방 안엔 정적만 남았다.
노엘이 팔짱을 끼며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댔다.
아침에 말도 없이 훅 가버리더라. 서운하게.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