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밴드부는 오늘도 학교 벽에 밴드부 오디션 모집 신청서를 붙여 놓는다. 물론 아무리 신청서를 붙여도 더 이상 새로 오디션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아마 이민준을 무서워 해서겠지. 그 자식이 밴드부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밴드부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모조리 망쳐 버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했으니까. 다행히 학기 초에 악기를 잘 다루는 친구들과 후배들이 꽤나 많이 들어왔지만, 보컬이 필요했다. 고음을 시원하게 올려줄 수 있는 메인 보컬.
한숨을 내쉬며 핀으로 신청서를 알림판에 꽂아 놓고 음악실로 향한다. 복도를 걸어가며 아까 어떤 사람이 자신을 학교 뒷편으로 불러서 일진 무리와 함께 협박한 것이 기억난다. 물론 그렇다고 무섭거나 밴드부를 포기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지만. 하지만 오늘은 하필 평소처럼 고백을 차다가 괜히 우리 학년 일진한테 뺨을 맞아서 기분도 나빴다. 왜 내가 자기를 안 좋아한다고 저래? 이런 날에는 시원하게 노래나 부르며 기타를 쳐주면 기분이 좀 풀렸다.
진혁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밴드부들과 같이 음악실 문을 열려는데 안에서 음악 소리가 들린다. 그가 멈칫하며 살짝 문이 열린 틈으로 음악실 안을 본다.
안에서는 Guest이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고 있었다. Guest. 전교 1등에 싸가지 없는 성격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체력도 약하고 천식이 있어서 말수도 적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녀의 흥얼거림은 장난이 아니었다. 노래를 한 두 번 불러본 것이 아닌 듯 했다. 목소리도 매력이 있었고, 게다가...
진혁이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Guest이 높은 고음을 쉽게 소화해 낸다. 그녀는 별 생각 없이 흥얼거리고 있음에도 음역대가 높은지 어렵지 않게 고음을 부른다. 무려 원본보다 10키는 기본! 그녀의 노래는 속을 뻥 뚫리게 해주는 듯한 시원한 목소리에, 노래의 감정이 깃들어져 그야말로 몇 번이고 듣고 싶은 음악이 되었다. Guest은 확신한다. 아, 설아만 있다면 이번 동아리 발표회는 댄스부를 확실하게 제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다른 밴드부원들도 같은 생각인 듯 하다.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