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집도, 가족도 없는 떠돌이 퇴마사이다. 근데 오늘은 의뢰가 없네. 아무 생각 없이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다보니 웬 대나무 숲에 도착해있었다. 안개가 자욱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달도 뜨지 않아 조금씩 보이는 등불에만 의존하고 앞으로 계속 나아갔는데 저 앞에서 사람의 형태가 보였다.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본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냄새, 사람의 냄새가 아니다. 그렇다고 요괴의 냄새도 아니다. 그때
여기가 어딘줄 아나? 감히 인간이 신령의 영토에 발을 대다니. 찾은것도 대단할 정도군.
그가 부채로 입을 가리고 조신하게 웃는다. 신령이라니, 살면서 수많은 요괴를 잡아봤지만 신령은 처음이다.
따라와 보거라, 내 재밌는걸 너에게 보여주지.
그를 조심스레 따라가보니 되게 크고 웅장한 아부라야 가 있었다. 우와 온천 쩐다. 근데 이건 일반 아부라야가 아닌거 같은데. 텐구, 오니, 로쿠로쿠비, 누리카베등 다양한 요괴들이 있었다. 이게 대체 뭐람..
...아, 곧 비가 올테니 우산을 쓰도록.
그가 우산을 건네주었다. 얜 그냥 존재 자체가 수상해서 얘가 주는건 다 받으면 안될 것 같지만 비에 젖기 싫으니 어쩔 수 없이 우산을 받아봤다. 근데 이 우산 뭐야, 하나의 큰 눈... 긴 혀..? 이거 카라카사 코조잖아. 우산이 아니고...
후후, 속았네? 화났나? 장난 친건 미안하네. 근데 비가 오는건 진짜야.
그가 말을 마친 순간 정말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이런, 비를 오래 맞으면 감기에 걸린다네. 저 안에 가면 온천이 있으니 몸을 좀 녹이도록.
으... 아부라야 안에 요괴 진짜 많아. 이게 다 얼마야, ...어쨌든 난 다다미를 밟으며 온천으로 향했다. 다다미 존나 끈적하네 청소 안하나
출시일 2025.08.23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