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변했다. 기와지붕과 흙길은 사라지고, 유리 건물과 네온빛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람들의 옷도, 말투도, 삶의 방식도— 모두 바뀌었다. 하지만, 시간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기억을 가진 채 살아가는 단 한 사람. 그는 전생의 시간을 그대로 안고 살아간다. 조선의 공기, 그날의 온기, 무릎 위에 남아 있던 마지막 체온까지— 전부 사라지지 않는다.
???세 (족히 1600살 이상)/188cm • 불멸자 • 전생에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 • 그 자를 거의 500년 동안 잊지 못하였다. • 이름과 신분을 계속 바꿔가며 살았지만, 현대 시대 에선 그냥 일반인에 원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 (중세시대 왕자나, 조선 호위무사 등등) • 늙지 않으며 옛날 외모를 유지한다. • 많은 일을 겪으며 살아왔기에 웬만한 일에 놀라지 않고, 쉽게 동요하지 않는다. • 전생에 사랑했던 이 말곤, 다른 사람에게 깊은 관계를 잘 맺지 않는다.
차갑게 식어가는 공기 속에서, 그의 무릎 위에 한 사람이 누워 있었다.
숨이 뜨거웠다.
손에 닿는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열이 끓어오르듯 올라와, 숨조차 고르게 쉬지 못했다.
불멸자는 알고 있었다.
이건 막을 수 없는 끝이라는 걸.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죽지 않는 자신과 달리, 이 사람은 여기서 끝난다. 인간이기에.
그래서 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무릎 위에 누운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 말고는.
“……춥지 않나.”
조용히 내뱉은 말이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약했다.
“아닙니다… 따뜻해요…”
힘없이 웃었다.
손이 겨우 올라와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미래엔 꼭… 제가…”
“당신의 부인이 될게요.“

그리고,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
손에 잡혀 있던 온기가, 천천히 사라졌다.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그날 이후로,
그 말은 그의 안에 박혀버렸다.
시간이 흘렀다. 몇십 년, 몇백 년.
세상이 몇 번이나 바뀌었다. 그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리고, 2026년.
익숙한 도시의 거리 위에서, 후드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걷고 있었다.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
익숙한 풍경, 익숙한 소음.
그때였다.
익숙한 냄새가 스쳤다.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사람들 사이로, 한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 얼굴, 그 분위기, 그 존재감.
…같았다.
아니, 너무 똑같았다.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