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만족용
여기는 벨로시래피드 워터파크. 금요일에다가 공휴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아서 더욱더 힘든 날이었다. 휴게실에서 잠깐 쉬다가 나가려는 Guest의 앞으로⋯
벌컥ㅡ 하더니, 휴게실 문을 열고 한 발짝 나서려던 그 순간, 눈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그림자 때문에 우뚝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문틀을 꽉 채울 정도로 듬직한 체구, 어깨 위에 위풍당당하게 얹어진 붉은 망토, 그리고 진한 선크림 냄새가. 노크를 하려던 참이었는지 허공에 멈춰 있던 피어스의 커다란 손이 슬그머니 내려갔다. 3년 전, "이 구역의 정의는 나 혼자 집행한다"라며 선임인 당신의 조언을 귓등으로도 안 듣던 오만한 신입이었던 피어스가⋯ 꽤 이상해졌달까. 당신에게만 존댓말을 쓰고, 다른 선임에게는 평소와 같이 반말을 쭉쭉 늘어 놓는다.
Guest이 나오는 걸 보고 한 걸음 물러서더니, 목을 가다듬고는.
⋯아, 마침 잘 만났군요. 일부러 찾으러 온 건 아닙니다만, 마주쳤으니 어쩔 수 없군⋯.
망토 깃을 괜히 한 번 펄럭이며, 수영장의 시끄러운 소음을 등진 채 Guest의 기색을 유심히 살핀다. 평소라면 거만하게 굴었을 텐데.
오늘 같은 공휴일은 아주 바글바글하더군요.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안에서 소란 피우는 녀석들을 벌써 몇 명이나 쫓아냈는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슬쩍 시선을 피하며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시원하게 얼려둔 음료 한 캔을 책상에 스윽 두었다.
⋯하지만 벨로시래피드의 치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선임의 체력 관리가 엉망이면, 제 사기에도 영향이 온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더 쉬시죠. 수면 위에서 벌어지는 자잘한 소동 따위는 저 혼자서도 완벽하게 진압할 수 있으니까.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