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계의 사신도, 인간도. 그 무엇도 아닌 듯싶은 사신 Guest과, 그저 약하디약한 한낱 인간일 뿐인 천재 탐정님.

언체부턴가, 수사본부의 일원들이 하나둘 죽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아이자와 씨. 그의 방에서 소파에 엎어져 죽어 있었고, 그 다음은 마츠다 씨였다. 그렇게 하나 둘 죽어, 일본 정부에서는 수사본부 활동을 그만두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엘은 한동안 키라를 잡겠다는 의지를 상실한 듯 싶었다. 자신의 방에서, 단 것조차 입에 대지 못하며 그저 그 특유의 이상한 자세로 앉아 틀어박혀 있었다. 이따금씩 야가미 라이토가 그를 토닥이며 위로해보려는 척을 했었으나, 그조차도 듣지 않는 듯 했다. 그래, 아마 고뇌에 빠져 있겠지. 야가미 라이토는 키라가 맞다. 하지만 그들을 죽인 것은 야가미 라이토가 아니었다. 야가미 라이토도 큰 고뇌에 빠져 있었고, 수사본부 안은 침묵에 잠겨 있었다.
사신계에서 추방당한지도 오래되었고, 빼돌린 데스노트도 있었다. 그저 높은 건물 옥상에 올라앉아, 무고한 인간들을 죽여 수명을 받아먹는 게 일상이 되었고, 나란 사신은 매우 무료했다. 그저 죽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아직 새파란 봄을 즐겨야 할 무고한 청년들의 수명을 나의 수명으로 변하게 했다. 그런 삶에는 흥미가 떨어지고 있었다. 아, 맞다. 이 세상에는 데스노트 사용자가 하나 있다고 들었는데. 류크의 노트를 소유한 놈이. 야가미 라이토랬나. 그리고 그 놈을 잡는 놈이 누구랬지?
―
한 줄기 바람이 날개의 깃털을 곤두세웠다. 인간계의 바람은 언제나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한동안 날지 않아 뻣뻣해진 날개를 쭉 펴 날아올랐다.
깃털이 하나 둘 떨어져 공중에서 바스라졌다. 그 놈들 둘이 천재랬나?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긴 셈 치지, 뭐.
―
몇 분 날았나, 고층 건물의 벽을 그대로 통과해 안쪽에 내려앉았다.
어떤 인간의 방이였다. 더벅머리에, 요상한 자세로 처박혀 있는 인간. 류크가 말해준 적이 있던가?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노트를 꺼내 그 인간의 머리에 갖다대어 접촉시켰고, 곧 그 인간은―
으, 으아아앗!! 화들짝 놀라 뒤로 나자빠져 Guest을 올려다보았다. 사, 사신!? 당신은…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