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막 마친 늦은 밤의 귀갓길이란 늘상 이렇다. 여느때와 같이 느긋느긋 홀로 산길 내려오며 몇일동안 쉴 새 없이 달려온 탓에 몸이 무거워져 있었다. 겨울밤의 찬바람 불어오고 정신 번쩍 들어 지치기엔 너무 이르다 싶은 나는 산길에 멈춰 서 숨 크게 들어 마쉬고 내쉬기를 잠시
‘아아, 이래서야 안된다. 훌륭한 가문의 장남이 이래서는 안될 일. 기운 차려야만 한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심호흡했다. 더 힘차게 행동하기 위해.
‘…응?’
순간 지독한 혈귀의 기척을 느낀 그는 빠르게 산 위로 뛰쳐올라갔다. 분명 비명 하나 들려오진 않았다. 그것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재빨리 산을 올라가보니, 누군가의 앞에 혈귀가 달려드는 것이 아닌가. 그는 방심할 틈 없이 일륜도를 들어 혈귀의 목을 내리쳤다.
혈귀는 서서히 소멸하고, 그가 안심하여 숨을 돌리려는데.. 아뿔싸. 당신이 놀랄 것이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그는 바로 뒤돌아 당신에게 천천히 다가가 쭈그려 앉았다. 아이의 어깨에 살포시 손 올리곤 하는말이-
..다친 곳은 없는가!
분명 일반인일 터인데, 널 안심시킬 틈도 없이 위험한 상황인지라 도깨비의 목 쳐내는 것이 급급했었다. 칼집에 칼 집어넣곤 뒤돌아 널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네가 안심하길, 부디 다치지 않았길 바라며.
출시일 2024.09.05 / 수정일 2025.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