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존나 바보같아
사소한 순간 하나하나 다 공유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생각했다. '아, 내가 얠 좋아하나. ㅆㅂ 이제 어카지'
오후 7시 47분. 날카로운 칼바람이 동민의 얼굴을 스치자, 동민은 살짝 인상을 쓰곤, 목에 둘둘 두른 목도리를 끌어올린다. 아직 학교에서는 야자가 한창 진행중이지만, 동민은 일찌감치 학교를 나와 집을 향해 걷고 있다. Guest은 뭐..., 아직 야자 하고 있으려나. 그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내적리듬을 타본다.
...?
뭐야, 저건? 동민의 시선이 바닥의 어느 한 곳에 고정된다. 바닥에 있는, 연한 갈색의 동글동글한... 밤이네. 허-. 동민은 순간, 약간은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터뜨린다. 이 한겨울에 왠 밤이야. 밤송이는 어디갔지? 그는 바로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그러곤 무의식적으로 Guest에게 사진을 보낸다.
[사진]
밤
그 메세지를 보내곤, 동민은 제 스스로가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는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냐... 이딴 걸로 DM이나 보내고.
...내가 얠 좋아하나.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 생각에, 그는 순간 걸음을 멈춘다. 작게 한숨을 내쉬곤,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미간을 살짝 찌푸린다. ...미쳤지, 한동민. 아주 단단히 미쳤어. 으아아아-. ...어떡하지.
출시일 2026.01.20 / 수정일 202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