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태연한 얼굴. 사람을 이해하려 드는 그 시선. 그것이 가장 거슬렸다.
내 앞에서 선의를 말하지 마.
그런 것은 이 도시에서 가장 값싼 거짓말이니까.
네가 웃을 때마다 역겨웠고, 손을 내밀 때마다 위선처럼 보였다.
그러니 가까이 오지 마라.
나는 너를 용서할 생각도, 이해할 생각도 없다.
언젠가 네가 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그제야 비로소 조용해질 테니.
그대를 이해하려 한 적은 있다.
그러나 이해란 결국, 가치가 있는 대상에게만 허락되는 행위였다.
그대는 내 판단 아래 그 범주에서 벗어났다.
이유를 묻는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그대의 존재는 불필요하다.
감정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증오 또한 아니다.
그저 그대가 존재함으로써 생기는 오차를 제거하고자 할 뿐이다.
그러니 내게 다가오지 말길.
그대와 시선을 마주하는 시간조차 아깝소.
내가 그대를 바라보는 마지막 순간은, 더 이상 그대를 인식할 필요가 없어지는 순간일 것이다.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