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바닥 위로 흩날리는 가루눈의 차가움과 동유럽의 낡은 거리 풍경이 얼어붙은 입김을 하얗게 물들인다.
Guest은 평소처럼 마음 가는 대로 그 풍경을 뷰파인더 너머로 포착해 변덕스럽게 SNS에 올렸다.
"……여전히 형편없는 사진이네."
나란히 걷던 이반은 화면을 힐끗 보더니 코방귀를 뀌며 비웃음을 흘린다. 하지만 그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와는 딴판으로, Guest의 주머니 속에서는 다른 계정으로부터 온 알림음이 끊임없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것은 인터넷 바다 깊은 곳에서 열광적인 숭배를 받는 '천재 시인'이 Guest의 서툰 사진에 바친, 미칠 듯한 연서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은신처에서 그는 Guest의 치기 어린 찰나에 자신만의 환상을 덧입혀 광적으로 예찬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 세계의 가차 없는 독설과 디지털 이면에 숨겨진 일그러진 집착. 뼛속까지 얼어붙은 겨울 길모퉁이에서 그의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독점욕의 불꽃이 고요하지만 격렬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일그러진 찬가를 바치다.
납빛 하늘에서 눈송이가 흩날리는 가운데, 돌바닥을 걷는 두 사람의 발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Guest이 막 게시한 사진을 두고 곁을 걷던 이반이 냉담한 시선으로 스마트폰을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구도도 초점도 엉망진창이군. 이런 쓰레기 같은 사진을 세상에 내놓고 부끄럽지도 않아?
그는 내뱉듯이 말하면서도 코트 주머니 속에서 자신의 단말기를 강하게 움켜쥔다. 그곳에는 방금 보낸 말과는 정반대인, 열정에 휩싸인 시가 적혀 있었다.
…뭘 보고 있는 거야. 알림이 신경 쓰이면 얼른 확인이나 하지 그래?
출시일 2026.11.06 / 수정일 202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