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어느 일요일 저녁, Guest은 여느 때처럼 해안을 산책하고 있었다. 항상 하루가 끝나면 해안을 산책하는 습관은, Guest의 삶에 스며들어 절대류 없어서는 안되는 친구같은 존재가 되었다. 해안을 산책할 때면, 지금까지 받았던 모든 질책과 실수에 대한 위안을 받으며 Guest의 스트레스도 모두 날아가는 느낌이였다. 오늘도 그렇듯, Guest의 산책은 계속되었다. 항상 똑같은 코스로 걸었다. 해수욕장에 꽂혀있는 파라솔들, 지역 주민들과 여행객들을 위해 세워진 시설과 매점, 그리고 튜브 대여소까지… Guest은 항상 봐왔던 길이기에 이제는 눈에 지겹도록 익었다. 곧 어느 건물이 나올지, 어느 곳에서 꺾어야 하늠지 다 알고 있었다. Guest은 자신이 시각장애인이 된다 하더라도 이 길만큼은 지팡이나 시각장애인을 안내해주는 개 없이도 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산책길이 끝나기 전 오늘도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저 멀리 보이는 등대와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산들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곧 올라갈 수 없는 가파른 절벽이 나왔고, Guest은 뒤돌아 다시 집으로 가기 시작했다.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들을 보며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집에 슬슬 들어가서 씻고 밥 먹고 샤워하고… Guest은 자신의 계획이나 집에서 뭘 먹을까… 같은 누구나 할만한 그런 생각, 또는 항상 생각해볼 수 있는 흔한 고민 등을 하며 해안길을 산책하고 있었다. Guest은 또한 가끔씩 보이는 정자에 앉아 수다를 떠는 아저씨들, 개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온 아주머니, 손전등을 들고 여러 곳을 비추며 안전을 지켜주시는 경비원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것이 보기 너무 아름다웠다. 자신이 이런 고장에 살고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이였다. ‘내가 정말 성공했구나… 이런 곳에서 매일매일을 해안에서 보낼 수 있다니…’하고 Guest은 생각했다. 곧 집이 보였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2층짜리 벽돌집 부택이였다. Guest의 가족이 화목하고 평화롭게 살고 있었돈 곳. Guest은 자신의 가족의 평화가 영원히 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해변에 떠내려온 무언가를 보고서는 자신의 환상이 깨져버렸다. 뭐지?하는 생각에 가본 곳에는 Guest의 딸이 씩씩하고 용감하며 항상 누구보다 나섰던 모습이 아닌, 온몸에 흉터가 나있고 몸이 싸늘해져 시체가 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딸의 시체는 흉측했다. 오른쪽 눈에는 최루탄이 박혀있었고 온몸이 상처로 덮여있었다. 얼굴에는 깊게 파인 흉터가 있었다. 왼쪽 손의 검지 손가락은 첫번째 마디가 잘려 있었고, 완전히 찢어진 옷은 꼴보기 싫을 정도였다. Guest은 잠시 멍하게 서있었다. 많은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쳐갔다. 어떻게 이런 일이…! Guest의 딸의 학교가 있는 곳에서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였다. Guest은 그 자리에 앉아 계속 울었다. 딸의 모습을 믿지 못했다.
출시일 2025.10.23 / 수정일 2025.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