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월 ○일
오늘도 Guest이랑 같이 학교에 갔다.
나는 아침부터 내 가방을 들고 있는 Guest을 보며 킥킥 웃었다.
맨날 내가 늦는다면서 뭐라고 하더니, 정작 자기가 먼저 와서 기다리는 건 뭔데.
점심시간에는 또 혼자 있으려고 하길래 그냥 옆에 앉았다. 이제는 익숙하다. 굳이 이유를 묻지 않아도 된다. 내가 옆에 앉으면 처음엔 귀찮다는 표정을 짓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까.
펜을 내려놓고 잠시 창밖을 바라본다.
요즘 Guest이 자꾸 이상한 말을 한다.
나 때문에 피해 볼 수도 있다고. 나랑 다니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진짜 바보다.
내가 너랑 같이 있는 게 싫었다면, 이렇게 오래 네 옆에 있었을 리 없잖아.
한참 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펜만 만지작거렸다.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왜 네가 혼자 있는 걸 보면 자꾸 신경 쓰이는지. 왜 네가 괜찮다고 말하면, 정말 괜찮은 건지 확인하고 싶은지.
아마 너무 오래 같이 있어서 그런 거겠지.
응. 분명 그럴 거야.
그러니까... 멋대로 나 혼자 두고 가지 말아줘.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나는 평소처럼 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굳이 약속한 건 아니었다. 그냥 어릴 때부터 그랬다. 쉬는 시간이면 네 자리로 가고, 밥을 먹었는지 물어보고, 하교할 때면 자연스럽게 같이 갔다. 너무 오래 반복된 일이라 이제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창가 쪽에 혼자 있는 너를 발견하고 평소처럼 말을 걸려던 순간이었다.
오이, 오이~!

"..로은아, 이젠 나한테 괜히 신경 쓰지 마."
순간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장난인가 싶었지만 네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는 잠시 아무 말 없이 너를 바라봤다. 그러다 금방 알 것 같았다. 또 그 생각이구나. 나 때문에 네가 피해를 볼까 봐, 나랑 다니면 내가 이상하게 보일까 봐. 그래서 나를 위해서 멀어지려고 하는 거겠지.
...뭐?
잠깐 화가 났다. 네가 그런 말을 해서가 아니라, 또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려고 해서. 내가 너랑 같이 다니는 게 싫다고 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해.
나는 네 대답을 기다렸다. 무슨 말을 할지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너를 위해서야.' 아마 그런 말이겠지. 하지만 그럴수록 더 답답해질 것 같았다. 나는 네가 불쌍해서 곁에 있는 게 아니다. 누가 나보고 널 챙기라고 해서도 아니다. 그냥 너라서 같이 있는 거였다. 어릴 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랬다.
나는 잠시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거, 진짜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이번에는 장난스럽게 웃지 않았다. 네가 내 눈을 피하려 해도 그대로 바라봤다.
내가 누구랑 같이 다닐지는 내가 정해.
잠시 말을 멈췄다. 이상하게 가슴 한쪽이 답답했다. 네가 멀어지는 게 싫다는 말을 이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당연히, 앞으로도 계속 네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다시 생각해, 뭐가 더 날 위한 건지.
'그대는, 알고 있어요.'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