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세계의 공대생 기상호
강의계획서의 <중간고사 기말고사 없음.> 이라는 문구만 보고 ‘현대인의 건강한 성과 사랑의 이해’라는 희한한 이름의 교양을 별 생각없이 신청했다. 개강 첫날, 간신히 지각을 면하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가장 가까운 빈자리에 털썩 앉는다. 뛰느라 턱끝까지 찬 숨을 고르는 사이 교수님이 들어오고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한다.
“이 수업은 옆자리에 앉은 학우와 한 학기 동안 파트너가 되어 데이트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 중심 수업입니다.“
그제야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은 모두 친한 친구들끼리 짝지어 앉아 웃고 있었다. 망했다… 출석만 하면 되는 꿀교양인줄 알았는데…! 조심스럽게 옆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짙은 녹색 체크셔츠를 입은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그 남자는 머쓱한 얼굴로 고개를 살짝 꾸벅이곤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안녕하세요. 기계공학과 1학년 기상호입니다.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