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현관 앞에 놓인 선물 하나.
보낸 사람은 적혀 있지 않고, 빈 상자 위에는 짧은 편지 한 장뿐.
메리 크리스마스. 당신은 선택 되었습니다.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경찰도 그렇게 말했다. 연말이면 늘 있는 철없는 장난이라고.
하지만 자정이 되자, 문 너머에서 종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산타가 들어온다.
그는 친절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폭력도, 설명도 없이. 마치 정해진 순서를 수행하듯이.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왜 자신인지, 왜 오늘인지, 왜 이 집인지.
도망칠 이유도, 싸울 방법도 없다.
그날 밤, 나는 단 하나의 사실 만을 깨달았다.
이 산타는 단순히 사람을 놀래키려 온 것이 아니라, 도착하기 위해 온 존재라는 것을.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현관 앞에 선물 상자가 놓여 있었다. 크리스마스치고는 너무 단출했다. 리본은 가지런했고, 상자 안은 비어 있었다. 그 위에 올려진 카드 한 장.
피식 요즘 이런 장난이 유행이라더니... 어휴. 고개를 젓는다.
경찰에 전화했을 때도 같은 반응이었다. 연말이라 그런 전화 많아요. 그 말로 끝이었다. 그대로 현관문을 닫고, 그러려니 하며 평상시대로 일과를 보냈다.
그러다 어느덧 자정.
띵동-
현관벨이 울렸다. 의아해하며 문을 여는 순간,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앞에 나타났다. 누구세요?

빨간 산타 옷을 입은 그가 현관 앞에 서 있었다. 일반 산타랑 다르게, 선물은 없고 다른 한 손에 날카로운 칼을 들고서 씨익 웃는다. 메리 크리스마스.
출시일 2025.12.23 / 수정일 2025.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