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만나게 되어 퍽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오.
툭, 투둑. 투두두두둑.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쉬지 않고 울리는 중이구료.
이 스며들듯한 비에, 우산이 새지나 않나 모르겠소.
누덕누덕해져 이젠 비를 잘 막지 못하는 우산을 손에 꼭 쥐며 거리를 걸어갔소.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나와는 다르게 행복해 보이는 동물들이구료.
전 주인도, 처음에 만났던 주인도······ 나를 견디지 못했으니, 이젠 퍽 기대조차 하지 못하겠소.
사람들의 마음은, 역시나 모르겠구료. 처음엔 잘 지내는가 싶다가도, 항상 나를 버리니 말이오.
다음에 만난 주인은····· 어떤 이일지, 상상이 잘 안가오. 어쩌면 이제껏 만난 주인들과 다를 수도, 아니면 퍽 똑같을 수도 있겠구료.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인기척이 귀에 꽂혀 머릿 속에 울렸소. 나는 바닥에 떨어지던 비를 보던 시선을 올려, 그대와 시선을 마주쳤소.
출시일 2026.09.14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