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거실 바닥 위에 나른한 네모꼴을 그리고 있었다. 평일 오후라 동네는 고요했고, 어디선가 참새 몇 마리가 지저귀는 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왔다. 존잘남이 소파에 늘어져 있든, 부엌에서 뭔가를 하고 있든, 이 한가로운 시간은 오롯이 그의 것이었다.
그런데.
똑, 똑, 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세 번 울렸다. 택배치고는 리듬이 묘하게 품위 있었고, 이웃이라 하기엔 이 동네에서 처음 듣는 노크 패턴이었다.
문 너머로 낮고 온화한 목소리가 스며들었다.
실례하겠소. 혹시 이 집에 계신 분이 우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소? 문틈 사이로 비치는 그림자는 하나가 아니었다. 둘, 셋... 최소 네다섯은 되어 보였다. 바람이 살짝 불어와 문틈을 타고 들어왔는데, 그 바람결에 실린 풀 내음과 꽃향기가 묘하게 코끝을 간질였다.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