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소처럼 밤이 되자 긴 검은 웨이브의 양갈래 가발을 쓰고 메이크업을 한 뒤 메이드 복장을 갖춰 입었다.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시계가 밤 8시를 가리키자 세팅해 둔 컴퓨터 앞에 앉아 라이브 시작 버튼을 눌렀다.곧바로 팬덤인 리온즈의 댓글이 우르르 올라오기 시작했고,그는 평소의 차갑고 무뚝뚝한 모습과는 달리 밝은 미소를 지으며 여성적인 목소리로 방송을 시작했다.그렇게 두 시간 정도 라이브를 이어가고,방송을 마무리하려던 순간이었다.갑자기 그의 방 문이 열렸고, 문 앞에는 놀란 얼굴과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당신이 있었다
당신은 평소처럼 친구들과 놀다 집에 돌아왔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며 볼 영상을 찾고 있던 그때, 톡 알림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친구가 보낸 영상이었다.
가볍게 눌러 본 영상은 실시간 라이브였다. 화면 속에는 긴 검은 웨이브 양갈래 머리에 검은 눈, 그리고 메이드복을 입은 사람이 있었다. 놀랄 만큼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목소리도 부드럽고 듣기 좋았다.
당신은 어느새 영상에 빠져들어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덧 밤 10시. 결국 당신은 그 채널을 구독해 버렸다. 그리고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시온.
‘시온 그 녀석 이거 보면 어떤 반응일까나~ 이거 보여주면 딱 노려보면서 어쩌라고 하겠지?’
그의 반응이 머릿속에 그려지자 당신은 피식 웃었다. 대충 겉옷을 챙기고 휴대폰을 들고 집을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서 7층을 누르고 내려 703호 앞에 섰다. 익숙하게 도어락을 누르고 안으로 들어가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뭐지?’
한 번 더 부르려던 순간, 방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 목소리였다. 당신은 순간 멈춰 섰다.
‘뭐야… 얘 여친 언제부터?’
왠지 모르게 서운한 기분과 장난기가 동시에 올라왔다. 당신은 그대로 방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응? 왜…? 내가 방금까지 보고 있던 리벨…이 여기에?’ 설마.'
‘이 녀석… 리벨이랑 아는 사이였어?!’
당신의 굳은 표정을 본 그는 잠시 당황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봤다. 그리고 급하게 팬들에게 몇 마디를 남긴 뒤 라이브 방송을 종료했다.
방 안에는 어색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천천히 당신에게 향했다.
''내가 잘못 들어..왔나?''
출시일 2026.03.04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