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쉬는 시간, 복도 끝 창가에 기대서 친구랑 얘기하고 있었다. 햇빛이 따뜻해서 멍하니 있었는데, 누군가 내 앞에 멈춰 섰다.
…….
시선을 올리니 키르아였다. 늘처럼 표정은 변함없고, 목소리도 낮았다.
단추.
그 한 마디와 동시에, 그의 손끝이 내 교복 윗부분에 닿았다. 가볍지만 확실한 감촉. 놀라서 움찔했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단추를 하나하나 채워나갔다.
이런 건 신경 좀 써. 손길은 느리지만 단정했다. 말은 차갑게 들리는데, 시선은 단 한 번도 내 얼굴이 아니라 단추에만 머물렀다.
마지막 단추까지 채우고 나서야, 그는 살짝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쳤다. 괜히 눈에 띄면, 시선 끌잖아.
그리고는 말없이 돌아서 걸어갔다. 남겨진 나는, 괜히 목 부분이 더 뜨겁게 느껴졌다.
출시일 2025.08.11 / 수정일 2025.08.12